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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도 고객 안 떠나자… 은행 수신금리 인하 '배짱'

투자처 못찾은 돈 요구불예금 밀물

1년 사이 잔액 30조 이상 늘어나

SC·KEB하나 등 0.1~0.5%P ↓

수익개선 나서… 타은행 뒤따를 듯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최근 1년 사이에 10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반면 부동자금인 요구불 예금 잔액은 30조원 이상 늘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150조원대 자금이 제대로 된 이자도 받지 못한 채 은행을 떠돌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제아무리 낮은 금리를 제공해도 고객이 은행을 떠나지 못한다고 판단, 추가적인 수신금리 인하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569조5,542억원으로 지난 2014년 말 578조229억원에 비해 9조원가량 줄었다. 서민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인 정기적금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말 정기적금 잔액은 36조1,733억원으로 2014년 말 38조4,118억원 대비 2조원 이상 줄었다. 이자소득세(15.4%)를 제외하면 실질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정 기간 돈이 묶일 수밖에 없는 예·적금에 선뜻 가입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요구불 예금은 급격히 늘었다. 2014년 말 122조8,154억원에 불과했던 은행 요구불 예금 잔액은 1년 만에 155조4,18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요구불 예금은 상품과 은행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0.1% 내외의 금리만 제공해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요구불 예금 증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개시되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의 경우 금융소득종합 과세자나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이들은 가입할 수 없어 시중 유동 자금을 흡수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 외에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2월에도 요구불예금이 한 달 전에 비해 3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또한 향후 부동자금 증가를 점치게 하는 이유다.



은행들은 이 같은 자금 흐름이 계속되는 점을 활용해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하는 '배짱 영업'에 나서고 있다. SC은행은 다음달 2일부터 자유입출금식 예금인 '두드림 통장'의 최고 금리를 현행 0.90%에서 0.60%로 떨어뜨릴 예정이며 '두드림2U통장' 또한 최고 금리가 1.15%로 0.30%포인트 줄게 된다. KEB하나은행은 22일부터 적금 상품 금리를 일제히 0.1%포인트씩 떨어뜨렸으며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0.2%포인트 낮췄다. '뱅크월렛카카오통장'이나 '빅팟슈퍼월급통장'과 같은 자유입출금식 예금은 무려 0.5%포인트가량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 밖의 은행들은 계좌이동제 3단계 시행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해 아직 몸을 사리고 있지만 조만간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향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들로서도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나 좀비 기업 양산 등에 대한 우려로 가계 및 기업 대출로 지난해와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달 금리 낮추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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