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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정신의 등불 詩와 함께 있는 곳이 낙원”

11번째 시집 '모두 허공이야' 출간





‘무슨 슬픔으로 살아가더라도 살아 있는 날들이 그대의 낙원이다.’(김종해 시집 ‘모두 허공이야’에 수록된 시 ‘매미로 우화하다’의 한 구절) 김종해(75·사진) 시인의 시 속에는 슬픔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서정이 담겨 있다. 지난 1963년 등단한 이후 50년 이상 단 한순간도 시를 놓지 않았던 김종해 시인을 그가 대표로 있는 마포구 문학세계사에서 만났다.

동생 김종철 시인을 비롯해 동료 문인들을 먼저 보내며 느꼈던 슬픔, 출판사를 운영하며 겪은 ‘시 홀대’ 분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시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온 김 시인에게 시는 어떤 의미일까. 김 시인은 “시는 내게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안내해주는 정신의 등불”이라며 “시와 함께 있는 그곳이 낙원이기 때문에 시인으로서 살아온 인생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11번째 시집 ‘모두 허공이야’를 낸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떨어지는 벚꽃과 벚꽃 사이의 허공을 응시하며 삶과 죽음의 비애를 표현하기도 하고, 같은 시집에 담겨 있는 ‘잘 가라, 아우’ 편에서는 2년 전에 타계한 동생 김종철 시인에 대한 그리움과 애절함을 그렸다. 시를 쓰고 시를 읽으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지만, 그는 자신뿐 아니라 독자들 역시 자신의 낙원에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를 쓴다.

다작을 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이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 편의 시를 쓴 이후 단어와 문장을 고치기를 반복한다. 김 시인은 “시 한 편을 쓸 때마다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는 쉬운 언어가 없을까 수없이 고민한다”며 “1년에 12편씩 5년간 쓰면 시집 한 권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민해서 쓴 시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울림을 줄 수 있다면 그 시는 성공한 시”라고 말하는 김 작가는 최근 시를 찾는 독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김 시인은 2004년 34대 한국시인협회장을 맡았을 당시 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명시를 만들어 직접 나눠주는 등 시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활동 등을 했다. 김 시인은 “시가 점점 암호화 돼 읽어도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라며 “시는 일단 쉽게 써야 하고 감정의 언어가 독자의 마음 속에 꽂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는 “여든에 다시 한 번 시집이 나오겠죠. 쓰는 게 약간 고통스럽지만 시를 쓰는 게 즐겁다”고 답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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