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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전세가와 집값과의 관계

하태형 법무법인 율촌 고문

하태형 율촌 고문




1980년대 이후 1,000만 명을 유지해온 서울시 인구가 이달 말에 900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서울지역 전셋값이 오르면서 더 저렴한 집을 찾아 경기도 등으로 이사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세가의 상승은 집값 대비 전세가율을 끌어올려 서울만 해도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한 곳이 63개 지역에 달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먼저 전세 제도는 고도성장기에 집값이 빠르게 올라가자 당시 은행 문턱이 높아 한꺼번에 거액을 구하기 힘들었던 주택구매자와 반면에 몇 년간 집에 거주하기를 원했던 거주 희망자 간에 이해관계가 맞물려 탄생한 제도였다. 즉, 주택 구매자는 전세제도 자체가 곧 주택가격의 상승을 전제로 한, 일종의 레버리지(차입금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 투자수단이었으며, 주택시장의 투자자들에겐 주택가격이 오르기만 하면 무이자 차입의 전세는 무조건 유리한 투자방식이 됐다.

예컨대 과거 전세가율이 집값의 50%에 불과했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집을 전세를 끼고 구매한 투자자는 부동산에 2배의 레버리지로 투자한 셈이 된다. 여기서 전세가율과 집주인의 투자 레버리지 관계는 (1-전세가율)의 역수(逆數)가 된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상승이 계속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자리 잡게 되고 예전보다 낮아 불리해진 레버리지에도 전세공급을 계속하게 된다. 사람들은 레버리지가 2배에서 1.66배로 줄어들더라도 즉, 전세가율이 40%에 불과해 집값 상승이 확실하다면 이 투자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은 전세공급을 증대시켜 전세가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 반대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옅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위에서 도출한 결론을 뒤집어 적용하면, 전세공급이 줄어들고 따라서 전세가율이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6년 40%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평균 전세가율은 꾸준히 상승해 올 2월 말 74.4%에 달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역사적으로 항상 전국 평균 전세가율보다 낮아 서울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상대적 기대심리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74.2%로 전국 평균과 비슷해져 서울지역의 부동산 기대심리도 수그러들고 있다.

서울시를 지역별로 보면 외곽인 가양동, 구로동, 상도동, 암사동, 중계동, 공릉동 등의 전세가율은 이미 80%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90%를 넘기도 한다. 반면에 집값이 높은 용산구와 강남구는 전세가율이 각각 59.8%와 59.5%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즉, 서울시만 하더라도 외곽지역부터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고 있지만, 아직 핵심지역의 경우 여전히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살아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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