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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최악인데...4곳 중 1곳 '고용세습'

단체협약에 우선채용 등 규정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악(12.5%)으로 치달은 가운데 사업장 4곳 가운데 1곳은 우선채용 및 특별채용으로 일자리를 대물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들은 아우성인데 일부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지나친 조직이기주의로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누리는 양질의 일자리는 세습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내놓은 ‘100인 이상 유(有)노조 사업장 2,769곳의 단체협약 실태조사’ 결과 694곳(25.1%)이 고용세습과 관련된 사항을 단체협약에 규정했다.

단체협약에는 ‘정년퇴직자의 요청이 있으면 회사의 공개채용 때 그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현대판 음서제’를 사실상 제도화했다. 대기업 가운데 기아자동차·대우조선해양·현대제철·한국GM 등 442곳은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ㆍ특별 채용 관련 규정이 있다. 업무상 사고ㆍ질병ㆍ사망자 자녀나 피부양가족을 우선 채용하도록 한 사업장도 505곳으로 현대자동차·대한항공·LG유플러스·현대오일뱅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업 10곳 중 4곳(42.1%)은 단체협약에서 현행법에 어긋나는 규정을 유지했다. 우선ㆍ특별채용 외에 특정 노조에만 단체협약 협상권한을 주는 ‘유일교섭단체’ 규정이 있는 사업장이 801곳(28.9%)이나 됐고 노조 운영비 원조도 254곳(9.2%)이었다. 회사의 인사ㆍ경영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협약도 368곳(13.3%)에 달했다.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단체협약을 개선하도록 기회를 주되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벌금형(500만원 이하) 등의 사법조치에 나선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위법ㆍ불합리한 단체협약은 청년 구직자들의 공정한 취업기회를 박탈하고 노동시장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를 초래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면서 “단체협약을 고치는 것은 작은 부분이지만 근로자나 청년에게 돌아오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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