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는 생물의 모든 염색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말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예로부터 보양식의 대표 수산물인 북방전복(참전복)의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수산과학원은 2013년부터 3년간 생물정보 전문기업인 인실리코젠, 조앤김지노믹스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끝에 최근 북방전북이 18억8,000만개의 DNA로 이뤄졌고 총 2만9,449개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북방전복의 유전체는 지금까지 밝혀진 복족(腹足)류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이는 극한의 바다 환경을 견디고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군(群)을 확장하고 복제해 온 진화의 결과라는 게 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특히 북방전복의 유전체에는 불규칙한 표면에도 강력하게 부착할 수 있는 족부(足部)의 미세섬모 관련 유전자군과 시력 증진·피로 회복 등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A 대사 관련 유전자군, 전복에만 존재하는 호흡공(전복 껍데기에 있는 구멍) 형성 관련 유전자군 등이 확장돼 있는 점도 발견했다고 수산과학원은 덧붙였다.
수산과학원은 북방전복은 같은 복족류인 삿갓조개와 약 5억년의 유전적 거리를 가지며, 현재 형태의 북방전복은 약 1억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복류는 전 세계적으로 7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북방전복(참전복)·둥근전복(까막전복)·왕전복·말전복이 주로 서식하며 소형종으로는 오분자기·마대오분자기가 있다.
우리나라 주요 양식 대상종인 북방전복은 아종으로 알려진 둥근전복과 약 100만 년 전에 분리돼 진화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맛과 향이 뛰어난 북방전복은 현재 완도지역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 국가이다.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세계 최초로 전복 유전체 정보를 해독함으로써 향후 전복 양식과 신품종 개발 연구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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