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도착한 연두색 점퍼 차림의 김철근 후보가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떠난 다음 파란색 점퍼의 이인영 후보가 도착했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그를 알아보는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빨간색 점퍼를 입은 김승제 후보는 참석자들 앞에 서서 거수경례를 하며 “저를 국회의원에 임명해주십시오, 충성!”이라고 외쳤다.
구로갑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이 민주자유당과 민주당이었던 14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두 당 소속 후보들이 번갈아 가면서 당선된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판세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세 후보들이 떠난 뒤 이곳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공원 옆 대로 중앙의 남부순환로를 가리키며 “여기만 유독 이런 게 남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변 도로보다 높게 지어져 지역주민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개봉1동 사거리 남부순환로의 평탄화 사업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오류동 일대가 속하는 구로갑 지역의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 5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이 남성은 “국회의원은 시·구의원이 할 수 없는 큰 일을 해야 한다”며 “신도림이 있는 구로을에 비해 서울 서남권의 관문인 이곳은 제대로 발전이 안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정서를 감안해 후보들은 지역 발전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서울 도곡동 은광여고를 운영하는 사립학교법인 국암학원 이사장인 김승제 후보는 지역 명문고 육성 및 영등포 교도소 부지 개발 등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정치평론가 출신 김철근 국민의당 후보도 경인선 지하화, 교도소 부지 개발 등의 지역 발전 공약과 함께 호남 출신 지역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김철근 후보는 “구로구의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이인영 후보가 활동해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보다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일할 의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에서 17, 19대에 당선돼 3선에 도전하는 이인영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수궁동, 천왕동, 항동, 오류동, 개봉동, 고척동 등 5개 거점 지역을 잇는 ‘더블유(W) 벨트’를 조성해 일자리와 함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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