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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치권 뒤흔드는 '파나마 페이퍼스'

공산당 상무위원 3명 친인척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설립

시진핑 리더십에 큰 타격

‘파나마 페이퍼스’ 사태가 중국 정치권을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세회피 의혹이 중국 정권 핵심인사들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까지 번지면서 ‘부패와의 전쟁’을 외쳤던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파나마 로펌 모색폰세카의 내부문서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확인한 결과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속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최소 3명의 친인척이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이 명단에는 ICIJ가 문건을 처음 공개했을 때 언급된 시 주석의 친인척 외에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과 서열 7위인 장가오리 국무부 상무부총리가 포함됐다. 보도에 따르면 류 상무위원의 며느리 자리칭은 조세회피처 중 한 곳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지난 2009년부터 유령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장 부총리의 사위도 3개 유령회사를 조세회피처에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ICIJ는 또 보시라이 전 충칭시장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영국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것은 버진아일랜드의 유령회사를 이용해 숨겨둔 이들 부부의 역외재산을 폭로하겠다는 헤이우드의 협박 때문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나마 페이퍼스’가 전한 중국 고위층 친인척의 생활상 때문에 시 주석이 추진하는 부패척결 운동에 대한 대중의 냉소적 시각이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을 대표하는 원로 정치인과 그들의 친족도 조세회피 의혹에 휘말렸다.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고(故) 마오쩌둥 전 주석의 손녀사위인 천둥성은 2011년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자산을 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산당 총서기를 지낸 고 후야오방의 아들 후덴화 역시 2003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한 회사의 1인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쩡칭훙 전 부주석과 2012년까지 중국 상무위원회 서열 4위였던 자칭린의 친족도 해외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도층 친인척들의 역외기업 설립은 대부분 시 주석의 취임 전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집권기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다음달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세회피처를 악용한 탈세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테러조직이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조세회피처를 이용할 수 없도록 대책을 강구하는 논의가 정상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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