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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적자인데 임금 올려 달라는 현대重 노조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권 문제까지 요구 노사갈등 예고

현대중공업이 5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노조가 올해도 임금 인상과 함께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권 문제까지 요구하고 나서 노사갈등이 우려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일 기본급 9만6,712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과 성과급 250%+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노조는 또 단체협상 요구안으로 △자연 감소 인원만큼 신입사원 충원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전환배치 시 본인 동의 우선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등을 담았다. 이와 함께 복지카드 신설 등도 제시했다.

하지만 무리한 기본급 인상과 회사 경영·인사권에 관여하는 민감한 내용이 많아 올해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년 연속 무분규였던 현대중공업은 강성 노조가 들어선 2014년부터 2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올해도 강성 기조는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이면 연간 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지난해만도 1조5,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으로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수주 잔량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격히 일감이 줄어드는 등 물량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노조는 반대로 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자연 감소 인원만큼 신규사원 채용을 요구한 것도 회사로서는 큰 부담이다. 회사는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150명씩 퇴직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는데 이는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붐세대가 퇴직하는 시기와 맞물린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요구다.



또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에 ‘경영의 원칙’ 조항을 신설해 ‘회사는 기업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투명한 경영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를 위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인정하고 이사회 의결 사항을 노조에 통보하도록 했다. 또 경영상 중요한 사항의 심의 결과는 노조 요청 시 즉시 설명하고 외부 감사를 선임할 경우에도 노조가 반대하지 않는 1개 법인 이상을 외부 감사위원회에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환배치 시 본인 동의받고 본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노사공동위원회 구성해 심의 의결하는 안도 마련했다. 이 같은 노조 요구안은 대부분 회사의 경영과 인사권에 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사협상 과정에서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길선 회장은 지난달 창립기념일에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협 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며 “노동조합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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