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병은 강남3구 모든 선거구 중 상대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한 곳이다. 분구로 신설된 17대(이근식 열린우리당)와 18대(김성순 통합민주당) 총선에서 모두 야권이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배우 출신으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김을동 후보가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3선을 노리는 김을동 후보에 맞서 비례대표 현역 의원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낸 형국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역 여성 의원끼리 맞붙은 곳이다.
송파병 판세에 대해 여야는 모두 어느 한 후보의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백중세라고 보고 있다. 언론사 여론조사도 실시되지 않은 곳이어서 각 후보 측에서는 판세 분석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으로 인한 수도권 부정 여론이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다소 희석되는 분위기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더민주는 선거 당일 투표율과 국민의당으로 분산될 야권 표심의 향방을 변수로 보고 있다.
김을동 후보와 남인순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부터 지역구 곳곳을 돌면서 막판 표심잡기에 집중했다. 워낙 혼전이다보니 선거운동 막판까지 유권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유세차를 타고 아파트와 주택 골목 곳곳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의 아들인 배우 송일국씨는 전날(11일) 선거 유세문자를 보내는 등 김 후보 유세를 도우면서 선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두 후보 측은 모두 서울경제신문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유세차를 타고 잠시도 쉬지 않고 이동하다보니 도저히 짬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김 후보 측은 “오늘은 유세차를 타고 동네를 최대한 돌아다니자는 방식”이라고 했다. 남 후보 측도 “지역을 정해두지 않고 총력 유세다. 10분 뒤에 후보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 유권자들도 반으로 나뉘어 예측을 어렵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송파병 선거구인 거여동에 산다고 밝힌 가락시장 청과물 시장 박모(52)씨는 “TV와 신문에서 김을동 후보를 많이 보여주는걸 보면 그분이 더 큰 정치인이라는 것 아니겠냐”며 “딱히 새누리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김 후보쪽에 조금 더 맘이 간다”고 말했다. 장지동에서 만난 김모(40대, 여)씨는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더민주에 표를 던지려고 한다”고 했다.
선거가 혼전을 거듭하면서 양측의 감정싸움도 거세지고 있다. 전날(11일) 송파병 지원 유세를 나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남인순 후보의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언급하면서 “반애국적, 반민생적 활동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남 후보 측은 “김 대표가 허위사실을 공표해 선거범죄를 저질렀다”며 김 대표를 선관위에 고발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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