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데스크칼럼] 한반도와 지구를 우주에서 본다면…

티끌같은 지구의 반도 위에서

수없이 반복돼온 갈등과 분열

지구처럼 속행하되 균형 잡아

ICT·과학기술·신산업 육성하고

남북관계 등 동북아질서 새 판 짜야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얼마 전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항공우주연구원을 탐방했을 때 지구 표면에서 600여㎞ 떨어진 상공에서 도는 아리랑위성이 찍은 사진을 봤다. 정보수집·국토관리·자원탐사·농업·해양감시 등에 쓰기 위해 1m×1m 크기까지 사진을 찍는데 인천공항 비행기도 장난감 같고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도 시냇물 줄기처럼 보였다. 밤에는 남쪽은 환한데 북쪽은 칠흑처럼 어두워 씁쓸했다.

지구 바로 옆 행성이지만 5,460만~4억1,000만㎞나 떨어진 화성에서 보면 지구는 점으로 표시된다.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으로 구성된 태양계가 얼마나 넓은지 유추할 수 있다. 이런 태양계 1,000억여개가 모여 은하계가 되고 다시 1,000억여개의 은하계가 우주를 이룬다는데 가히 짐작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인간은 45억년의 지구역사에서 300만년 전부터 출현했다고 하는데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것도 겨우 400년 전에야 깨달았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33년 종교재판에서 “이단의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어떤 것도 절대로 주장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고 한 뒤 돌아서서 혼잣말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다. 지금도 우리는 지구가 시속 1,600~1,700㎞로 매일 자전하고 무려 시속 10만7,000㎞로 매년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세상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삼 우주와 지구 얘기를 꺼낸 것은 대자연에서 교훈을 얻자는 것이다. 우주 기준으로 지구는 티끌에 불과하다. 한국인 평균수명이 81세라고 하지만 지구 역사에서 찰나에 다름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고 있다. 20대 총선도 정책대결 없이 상대방 깎아내리기에 급급했고 2010년 이후 남북 대결구도도 도를 더하고 있다. 지구촌 테러 위협이나 전쟁도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 당정청은 ‘정권심판론’에 표를 던진 국민의 뜻을 받들어 폐쇄적 리더십을 전면쇄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경기부양 카드나 개각 등 인적쇄신 정도로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는 힘들 것이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국민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공공·노동·기업·교육 등의 구조개혁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3당 체제가 되면서 야당도 체질이 달라지겠지만 수권세력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는 다수당으로서 국정 견제뿐만 아니라 국익과 민생을 위한 시원한 사이다 정치가 요구된다.



청와대 등 여야 정치권과 정부뿐 아니라 업계·노동계·학계·교육계 등도 지구처럼 그렇게 빨리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도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절묘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로봇·드론·자율주행차 등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바이오·생명공학, 가상현실(VR) 등 신산업에 과감히 투자해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쓸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정부와 출연연구원·기업·학계 간 긴밀한 협조 시스템과 규제완화도 절실하다. 최근 벤처투자사의 모럴해저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차제에 창조경제 전반에 걸쳐 생태계 활성화를 모색하고 기업가정신도 되살려야 한다.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미국의 역동성과 시진핑 주석으로 상징되는 중국의 리더십을 보고도 우리가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도태될 뿐이다.

특히 저성장 고착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북아 질서의 새 판을 짜야 한다. 북의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북 봉쇄정책과 포용정책의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지난달 3일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시행 이후 3월 북중 무역이 오히려 전년동월보다 12%대나 늘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스터디모임에서 기자에게 “현재의 대북정책으로는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전략적인 변화를 얻어내기 힘들다”며 큰 틀의 전환을 촉구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듯이 말 달리며 대륙을 휘젓던 웅혼한 기상을 되살려 부산~런던 간 기차 연결 등 북방 경제를 개척하는 게 평화이고 경제성장의 첩경이라는 것이다.

매일 팽창하는 우주처럼 우리도 이제 축소지향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블랙홀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빅뱅의 역사를 써야 한다. 우주는 바로 우리 마음속에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