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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여의도 주인은 바뀌지 않았다

성행경 산업부 차장





선거가 끝났다. 운동경기든 싸움이든 승패가 갈린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야당이 이겼다. 16년 만에 여소야대가 됐다. 야당의 승인과 여당의 패인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지만 야당심판론보다 정권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더 먹혔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여당은 오만했다. 야권 분열이라는 꽃놀이패를 쥐고 자기들끼리 싸웠다.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것도 야당이 안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남 탓을 했다. 야당이 잘한 것도 없지만 다수당인 여당이 더 잘했어야 했다. 대화를 하고 타협도 해야 하는데 야당이 늘 딴지만 건다며 타박했다. 대통령도 국회와 야당을 향해 일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정치는 실종되고 경제는 파탄 났다. 20대 총선은 무능(無能)과 무위(無爲)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여의도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말이 떠돈다. 야당 대표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사자후를 토한다.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켜온 적폐를 타파하기 위해 모든 의회 권력을 발휘하겠다”고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도 할 모양이다. 서로 싸우지 말고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일하라고 뽑아줬는데 벌써부터 다수의 힘으로 주인 행세를 할 태세다. 국회의원들이 착각하는 모양인데 여의도의 주인은 제헌국회 시절부터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정치인들이 일꾼을 자처하며 말로는 국민을 섬긴다고 하지만 금배지를 다는 순간 주객이 전도된다. 반객위주(反客爲主)의 병법이라도 익힌 듯하다. 20대 국회에 입성하는 선량들은 좀 달랐으면 한다.

경제가 어렵다. 수출이 15개월째 감소하고 청년실업률이 12%나 된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지만 정치권은 권력 싸움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 채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국민들은 친박이니 친노니 하는 계파 구도에 관심이 없다. 연로한 부모님이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기를, 남편이 직장을 오래 다닐 수 있기를, 대학 졸업한 딸이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기를, 초등학생 아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학교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는 ‘경제 활성화’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정치는 무릇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같이 한국 경제의 활로가 돼줄 민생 법안들이 국회에 쌓여 있다. 이들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200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서명을 했다. 아직 19대 국회가 끝나지 않았다. 서로 의견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만나 협의하고 절충점을 찾아 이번 국회 회기 내에 처리해야 한다. 20대 국회로 넘길 일이 아니다.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국민들이 소리 없이 외쳤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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