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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에 예비군 술자리 참여독려 논란

주최 측 "강요 아닌 친목행사", 학생들 "우리가 접대부인가"

인천대의 한 학과 학회에서 예비군 술자리에 신입생 여학생들을 불러 논란이 일었다./인천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인천대학교의 한 학과에서 예비군 훈련 뒷풀이에 1학년 여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인천대 관계자에 따르면 모 학과 3학년 부학회장은 최근 1학년 여학생 단체 채팅방에 “1학년 여학생들을 예비군 훈련 뒤풀이에 참여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5월 3일은 예비군 훈련일로 우리 과 오라버니들이 군인 아저씨로 변신하는 날”이라며 “매년 예비군 훈련이 끝나면 뒤풀이로 1학년 여학우 분들과 같이 놀았다. 군인 아저씨라고 해서 여러분을 해치지 않는다”며 뒤풀이에 참석할 것을 권유했다. 또 “남자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고학년이랑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친해지겠냐”며 “1학년 말고 다른 여자선배들은 참석하지 않으니 마음껏 놀 수 있다”고도 했다.

여학생들은 “우리가 술집 여종업원이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 학생은 “왜 매년 예비군 훈련을 한 남학생과 여자 신입생들만 따로 술자리를 갖게 하느냐?”며 “이런 악습 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단톡으로 ‘참여하자’고 하면 신입생 입장에선 가기 싫어도 갈 수밖에 없다. 사실상 강요”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되자 해당 학과 학회장은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리고 “고학번 학생들과 신입생 여학우들이 친해질 기회가 적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다는 재학생들이 남아 있다. 사과를 전한 학과 측이 문제의 본질을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재학생은 댓글을 통해 “학과 측이 이번 행사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며 “남자 선배들의 예비군 뒤풀이 행사에 1학년 학생들을 부르는 게 아니라 1학년 ‘여학생’을 부르는 것이 문제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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