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박지원 의원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선친인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를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유 경제부총리와 정치 경륜의 차이를 강조하며 ‘급이 다르다’는 뜻을 에둘러 전한 모양새다.
박지원 의원은 29일 유일호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유 부총리는 선친께서 야당 정치인으로 오랫동안 총재를 역임하신 분”이라면서 “유 부총리의 DNA에는 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일호 부총리도 “박 대표님은 개인적으로 의정 대선배이시고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먼저 유 부총리와 ‘급’을 나눈 박지원 의원은 일방적 조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유 부총리가 여기 이러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외환위기 때 우리는 마른행주를 짜내는 심정으로 국민과 노동계의 협조를 받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유 부총리는 “솔직하고 투명하게 설명드리겠다”고 수긍했다.
박 의원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외환위기 때 가장 가깝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극복한 경험을 봤다”며 “정부에서 해고 노동자를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해주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안전망이라는 측면 등을 고려해 최대한 어려움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국회에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20여분간 만나 쟁점법안 협조를 요청했지만 기존 입장차만 확인했다. 유 부총리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대로 유종의 미를 거둬서 (법안을) 많이 통과시켜야겠다는 뜻은 읽혔는데 특정 법안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 원내대표에게)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관련해 의료 공공성을 절대 훼손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며 “(파견법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의 발전을 가져오니 같이 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9대 때 남은 법을 빨리해보자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저도 동의한다”면서도 노동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에 대한 기존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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