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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배신’ 공부에 목숨 건 전쟁 같은 일상…‘꿈’은 사치일까?

‘공부의 배신’ 공부에 목숨 건 전쟁 같은 일상…‘꿈’은 사치일까?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BS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 3부작을 통해 냉정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에 목숨 건 10대, 20대의 전쟁 같은 일상을 담았다.

‘공부의 배신’ 제작진은 지난 수개월 간 서울대학교 박현정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서울 지역 초·중·고생 약 1000여명을 대상으로 꿈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다수의 아이들은 부모의 직업과 비슷한 장래를 꿈꾸고 있었으며, 부유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에 사는 아이들보다 소득이 높은 전문직이나 경영관리직을 희망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그리고 이 격차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커졌다.

아이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도 잘 알고 있었다. 성공하려면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대에 가는 것이 중요하고,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특목고나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에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는 초등학생들이었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공무원 설명회에서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대학 진학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비싼 학비를 들여 대학에 가기 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일까.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명문대 학생이더라도, 저소득층인 경우 다른 학생들과의 경제적 격차로 인해 알게 모르게 소외된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바쁘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공부를 하거나 스펙을 쌓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돈 한 푼이 아쉬운 처지에 남들 다 간다는 그 흔한 교환학생은 그림의 떡이다.

선혜라는 한 학생은 지난 해에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다. 대구에서 올라와 2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선혜가 하루 최대 쓸 수 있는 돈은 1만원이다.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옷과 화장품에도 관심이 갈 법하지만, 고시원비와 생활비를 혼자 힘으로 고스란히 벌어야 하는 그에겐 사치일 뿐이다.



선혜의 꿈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약자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그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제 막 서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만길이라는 학생은 방송 PD를 꿈꾼다. 하지만 화려한 알바 경력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스펙은 입사지원서를 쓸 때마다 자괴감이 들게 한다. 분명 열심히 살아왔는데, 인생이 모두 부정당한 느낌이다.

토익 시험 한 번 볼 때마다 통장 잔액을 확인해야 하는 만길이에게는 취업 준비만 할 수 있는 학생들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가난한 형편 때문에 한참이나 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현실이 답답한 그다. 입사 지원을 한 회사의 서류 합격 발표날, 만길이는 초조함에 안절부절 못 한다.

제작진은 교육의 주체이지만 그동안 언론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던 10대와 20대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열심히 공부하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인지’하는 질문을 던졌다.

[사진=EBS 방송화면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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