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도 푸른 실록의 계절 5월이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5월이 지나가고 6월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계속된 글로벌 경기 부진과 되살아난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전망,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중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 편입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증시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산적한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MSCI 신흥국(Emerging Market) 지수 내 중국(MSCI China) 비중 확대 작업이 예정돼 있다. 먼저 31일 장 마감 직후 920억 달러 규모의 중국 해외상장 주식예탁증서(ADR)가 현 중국 지수에 반영될 예정이며 뒤이어 6월 15일에는 본토 A증시의 중국 및 신흥국 지수 부분편입 여부가 결정될 계획이다. 중국 현지 분위기로는 MSCI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MSCI 신흥국 지수 내 중국 비중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한국증시의 비중 축소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봐도 중국 ADR 편입 이후 약 9,000억원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예상된다. A증시까지 포함되면 4,000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같은 방을 쓰게 되는 한국으로선 설 자리가 좁아지는 셈이다.
두 번째로 6월 14~15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이슈도 봐야 한다. 지난 18일 공개된 4월 FOMC 회의록에선 대부분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한목소리로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27일 열린 하버드대 대담을 통해 수개월 내 추가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문제는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다. 연준은 당장에라도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고 암시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여전히 6월 금리동결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이번에 미국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시장의 반응은 차가울 것이다. 전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는 변수다.
마지막으로 유로존(유로존 사용 지역)의 정치 이슈가 연이어 대기하고 있다. 6월 23일 영국의 브렉시트 찬반 투표를 시작으로 26일 스페인 재선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6월의 국내 증시도 산 넘어 산이다. 섣부른 낙관론보단 보수적 시장 대응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가 상장사의 확정 실적 기준으로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가 1,900선 밑으로 내려가지는 않으리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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