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사육장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1급 멸종위기종 로랜드 고릴라를 사살한 사건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28일(현지시간) 4살짜리 아이가 약 4.6m 아래 고릴라 우리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에 있던 ‘하람베’라는 이름의 고릴라는 아이를 발견하곤 아이의 바지를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상황이 10분가량 지속되자 동물원 대응팀은 고릴라를 사살했다. 신시내티 병원으로 후송된 아이는 사건 발생 당일 큰 부상 없이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목격자들은 고릴라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람베가 물에 빠진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관람객들이 소리를 지르자 구석으로 데려가 보호하려 했다는 것이다.
동물원 책임자 타네 메이나드는 “사살은 아이를 일촉즉발의 위험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하람베를 잃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그러나 빠른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하람베를 죽음으로 몬 부모들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의 부모에게 법적 책임을 묻자는 온라인 청원 페이지 ‘하람베를 위한 정의’는 오후 2시(한국시간) 기준으로 6만 5,000여개의 서명을 받아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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