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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일본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에 들어온 자금의 90%가 일본을 투자처로 선택했다. 펀드별로는 엔화약세 수혜주에 주목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투자상품의 성과가 우수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일본 주식형펀드에는 올 들어 7,324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6월부터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자금(5,361억원)이 하반기에 집중됐다.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인 대표 일본 주식형펀드 중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프랭클린재팬자(주식)Class A'로 8.20%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6.41%로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3.78%)을 크게 웃돌았다.
프랭클린 재팬펀드의 수익률 호조는 엔화약세 수혜 효과가 큰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이 펀드는 최근 산업용 기계, 전자부품, 전자장비, 소비자 전자제품 등의 비중을 토픽스(TOPIX) 지수 대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신·서비스·은행·교통 등 내수 관련된 업종의 비중은 감소했다. 실제 프랭클린 재팬펀드의 8월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도요타자동차의 비중이 3.89%로 가장 높았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액티브펀드가 인덱스펀드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프랭클린 재팬펀드는 엔화약세 수혜가 컸던 수출주의 비중을 확대해 인덱스펀드 대비 낮은 변동성과 높은 위험조정수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 증시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다며 엔화약세 수혜주의 약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 때 추가 양적완화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엔화가치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동반되면서 엔화는 120엔 수준에서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기반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엔화약세 수혜를 받고 있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종의 이익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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