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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전 맘 굳혔나…광폭행보 펼치는 박원순

與 서울 국회의원 만찬 등 민감한 모임 잇따라 가져

지난달엔 '대동경제론' 내걸며 경제구상도 공식화

"서울시장 3선 보장 어렵다" 판단 대권으로 방향 튼듯

‘직접 슛을 때릴까.’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야권의 대권후보 경쟁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체적인 징후도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 이전에는 몸을 사렸지만 지금은 정치적 해석이 난무할 수 있는 모임도 거리낌 없이 잡는 등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20일 새누리당 소속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박 시장 측근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래전에 예정돼 있던 일정이고 당선 축하를 겸한 자리”라며 “경기도지사는 한꺼번에 여야 의원과 함께했는데 서울은 지역이 많아 여야 의원을 따로 만날 예정”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행보를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이달 말에는 국회 출입 기자들과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박 시장은 국회 출입 기자들과 공식 만찬을 할 경우 정치적인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공식 행사를 극도로 자제해왔지만 최근에는 여론의 해석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는 행보를 내딛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박 시장이 이미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달 13일 전남대 강연에서 ‘대동경제론(Wenomics)’을 들고 나왔는데 이는 사실상 자신의 경제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대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이 서울 지역도 아니고 광주 지역에서 자신의 경제구상을 밝힌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느냐”며 “유교 사상의 정수인 ‘대동’을 경제와 결합해 다 같이 잘사는 경제를 구현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 성공 사례 일자리 정책 콘서트’에서도 “요즘 대동사회라는 말에 꽂혀 있는데 불평등 사회를 해결하는 데 아주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경제를 강조하며 사실상의 대권 의지를 보인 것은 5년간 서울시 행정을 펴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지만 시민단체 출신으로 경제 분야에는 취약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비판하며 대안으로 ‘대동경제론’을 강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원로급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외연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박 시장의 다른 측근은 본지 통화에서 “정치적 행보가 아니라고 해도 여론이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그런 상황이다 보니 억지로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제약하던 이전 모습과 다른 거침없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방한으로 대권 주자로 몸값이 훌쩍 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박 시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으므로 (사무총장 퇴임 후 4~5년간 정부직을 맡지 않도록 한) 유엔 결의문 정신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견제구를 날리며 차별화를 시도했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에 맞춰 “서울에 노무현 루트를 만들겠다”며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고 있다.

박 시장의 대권행보가 구체적이고 속도가 붙은 데는 서울시장 3선에 빨간불이 켜진 데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은 여의도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서울시장 3선을 바라봤지만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의외로 선방하면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도 탄탄해져 자신에게 3선 도전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재선 임기(2018년 6월30일)를 지키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위해 중도사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직접 ‘슛을 때리기’로 결정한 것이 점점 확실해지고 있는 만큼 야권 내 대선 주자 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대선주자로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양강 구도에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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