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조 추첨 조작은 가능하다”고 폭로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14일(한국시간) 공개된 아르헨티나 언론 라 나시온(La Nacion)에 “조 추첨에 사용하는 공을 미리 얼려놓는 수법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며 “내가 FIFA 회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는 조 추첨 조작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르테미오 프란키(이탈리아) 회장이 유럽축구연맹 회장으로 재임 시 조 추첨 부정행위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해 파문이 예상된다.
그간 조 추첨 부정행위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 추첨 당시 브라질 언론은 FIFA가 프랑스와 중국이 개막전으로 맞붙도록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공영방송이 조 추첨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채널 스카이 이탈리아는 “추첨자로 나온 로타어 마테우스(독일)가 이탈리아를 죽음의 조에 빠뜨리려고 조작했다”며 “4그룹 포트 안에 있는 공의 온도를 다르게 해 구분했다”고 주장했다. 블라터 전 회장의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이에 마테우스는 “이탈리아의 주장은 미친 짓”이라고 분노를 표했고 블라터 전 회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퇴임 후 “내가 회장으로 재임할 때 FIFA가 주관한 조 추첨에서는 부정행위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조 추첨에 사용되는 공을 미리 얼려놓을 경우 추첨자는 공의 온도 차이를 미세하게 느낄 수 있다”며 말을 뒤집었다. 조 추첨자를 매수할 경우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블라터 전 회장은 부패 혐의로 스위스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FIFA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블라터 전 회장에게 6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