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1,000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수험생과 승강이를 벌이며 끌고 다닌 택시기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석재)는 택시에서 내려달라는 수험생의 요구를 무시해 겁먹은 수험생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다치게 한 혐의(감금치상)로 기소된 택시기사 임모(6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9시 50분쯤 전북 전주의 한 고교 후문에서 수능시험을 앞둔 A(당시 18)군을 태웠다. A군이 목적지 700m 전에서 “가진 돈이 3,500원인데 택시요금이 부족하니 내려달라”고 말하자 임씨는 “돈도 없으면서 뭣 하러 택시를 탔냐”며 그대로 목적지까지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 요금이 4,500원 가량 나오자 임씨는 “돈이 없다니까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겠다”면서 A군을 태우고 출발지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위협을 느낀 A군은 택시 뒷문을 열고 뛰어내려 인대 파열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임씨는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A군이 요금이 부족한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아 인성교육 차원에서 승차했던 곳으로 데려다 주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는 “부모에게 연락해보라 했지만 A군이 휴대전화가 없다 하고, 돈을 빌릴 경비원이 없다며 거짓말을 했다” 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원은 A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것으로 오해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보상을 위해 100만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나은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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