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의원들이 28일 당 대표 후보군으로 꼽혀 온 유승민 의원이 이번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군 가운데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2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유 의원을 만났다”며 “유 의원이 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어떤 역할을 하고 싶지만 복당한 지 얼마 안 돼 출마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인(유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고사하면서 열심히 해보라는 덕담을 해줬다”고 말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혜훈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 의원은 대권 주자인데 당권에 도전해 대권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건 좋지 않다”며 “우리 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유 의원은 내년 대선에 나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주변에서 당 혁신을 위해 나가야 한다고 권유하는 의원들이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보수 혁신을 주장해온 유 의원이 친박계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유 의원은 대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상 당 대표가 되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올 수 없어 이번 대권 도전은 포기해야 한다. 당헌·당규상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경선 1년 6개월 전에 모든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복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도 유 의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자신의 복당을 둘러싸고 친박계가 집단행동까지 검토했을 정도로 유 의원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상태다. 유 의원이 당 경선에 출마하면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유 의원은 직접 전대에 나오지 않는 대신 비박계 후보들을 지원사격하며 세 확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