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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경영환경 급변에도 '우위' 지키는 기업들

알렉스 것소포울로스 성균관대 MBA 'SKK GSB' 교수
대학·스타트업 지원, 혁신 생태계 만들어 아이디어·인재 수혈

  • 2016-06-28 14:44:00
  • 사외칼럼

최근까지도 기업전략 연구자들은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고 업계 지배력이 있는 1등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경쟁사들이 쉽사리 카피하기 힘든 핵심 역량을 집중 개발 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코닥은 화학 분야, 특히 사진 필름 분야 기술에 집중해 인화산업에서 수십 년 동안 앞섰고 노키아는 하드웨어 기술로 휴대폰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비록 일시적이기는 했으나 업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급격한 기술 및 시장의 변화는 한때 기업에 경쟁적 우위를 안겨준 핵심 역량을 손쉽게 낡은 것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디지털 사진기술의 발명으로 코닥의 필름 분야 경쟁력은 무용지물이 됐고 결국 코닥의 부도로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풍부한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스마트폰으로 옮겨가자 휴대폰 하드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던 노키아의 역량은 시장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이렇듯 핵심 역량들이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위기를 막기 위해 기업들은 현재 갖고 있는 역량과 활동하고 있는 시장에서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와 동시에 새로운 시장과 가능성을 모색한다. 3M과 구글이 잘 알려진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과 사내 연구개발(R&D)은 일반적으로 점진적 기술혁신에는 성공적이었으나 급진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익숙한 시장에 집중하는 거대 기업들은 작고 실험적인 시장보다 오로지 크고 검증된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이러한 기술들의 장기적인 잠재력과 영향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근본적 혁신을 할 수 없는 사내 R&D의 한계를 인식한 최근의 몇몇 선두 기업들은 기업 외부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탐색하고 인재 발굴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유망한 신기술을 지원하고 인수하려 하고 있다. 인텔은 UC버클리대 같은 일류 대학들과 협력하면서 인텔의 핵심 사업과는 관련이 거의 없어 보이는 연구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삼성·텔레포니카·디즈니 같은 대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해 젊고 급진적인 혁신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더 나아가 다수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해(예: 텔레포니카는 300개의 신생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위험을 분산시켜 적은 비용으로 급진적 혁신을 이루고 있다. 작은 규모의 신생 기업들은 대기업의 사내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비해 훨씬 효율적인 방식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와 급진적인 새 아이디어들을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최고의 사내 R&D 프로그램을 갖춘 기업 조직보다 적정 규모의 유동적이고 유연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업 조직이 성공할 것이다. 덧붙여 기업들은 혁신의 풀로 장기적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업들은 선도적인 연구 중심 대학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종종 대학에서 운영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신생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기업 내 위계질서와 평생 고용에 대한 낡은 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떠나 독립한 직원을 단순히 탈영자로 보지 말고 중요한 잠재적인 파트너로 여기며 실패한 창업자들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다른 혁신자들과 혁신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소중히 대해야 한다.

끝없는 기술 변화가 특징인 오늘날의 기업 환경에서는 어느 기업도 섬처럼 동떨어져 혼자 존재할 수 없다. 속도·복잡성,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기술의 발달은 유연성과 복잡한 기업 생태계를 요구한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기업들은 서로 리스크를 나누면서 경쟁자인 동시에 협력자가 돼야 한다. 따라서 기업 경영자들은 기업가적 생태계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알렉스 것소포울로스 성균관대 MBA ‘SKK GSB’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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