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모(33)검사가 지속적인 상관의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 검사의 어머니가 아들이 귀에서 피를 쏟을 정도로 살인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故 김모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들이 친구들과 주고 받은 카카오톡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자고 일어나니까 (귀에서) 피가 나가지고 이불이 다 젖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처음엔 (아들이 검사가 된 후) 2시간 밖에 못 자니까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제대로 판단을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이를 보내고 바로 알았다”며 “아들의 친구들이 ‘부장(검사)은 인간이 아니다’ ‘카카오톡 메세지가 한두 개가 아니고 많이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김 검사가 생전에 친구들과 주고 받은 카톡에는 ‘부장검사가 밤 11시에 전화를 해서 15분 만에 목동에서 여의도까지 튀어오라고 한다. 도착해 보니 이미 술에 취해 있어서 집까지 모셔다 드렸다. 술이 취해서 나한테 잘하라면서 많이 때린다’ ‘매일 욕설을 한다’ ‘죽고 싶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씨는 “5월7일에 어버이날이라고 아이 아빠가 전화를 하자마자 바로 울어버려서 남편이 나를 바꿔줬다. 아들의 성격을 제가 아니까 큰일이다 싶었다”며 “아들이 ‘엄마, (일이 많아서) 그런 건 아니고 장기미제사건, 그리고 윗선에서 힘들게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지금 서울로 갈게’ 이러니까 ‘엄마가 와도 나를 지금 만날 수가 없다. 내가 한가할 때 전화하겠다’고 해서 그 말을 믿었는데 지나고 나니까 이 부분에서(서울로 가지 않아서) 굉장히 자학을 하게 된다”며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라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이 통화는 이씨가 아들과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됐다. 이씨는 그 때 가지 못한 것을 평생 마음에 안고 살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씨는 ‘김 검사가 유독 체력이 약해서 업무를 소화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대학교 축구부에서 3학년 때까지 주장을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다. 내성적이거나 교우관계가 좋지 않은 성격도 아니었다”며 일축했다.
이씨는 “그 부장검사는 지금 전화도 안 받는다”며 “내 아들은 엄연히 국가가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우리 가족들은 신속하게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서 책임자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끝까지 진상규명을 할 것을 당부했다.
/정승희 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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