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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치권 '막장극 2탄'...존슨의 복수혈전

"민첩함·결단력 등 두루 갖췄다"

차기 英총리로 리드섬 지지선언

탈퇴파 의원들도 뒤따를 가능성

고브 장관 발등에 불 떨어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영국 정치판을 어지럽힌 배신의 정치가 이번에는 또 다른 보복을 낳았다. 유럽연합(EU) 탈퇴진영의 리더로 브렉시트를 이끌었지만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의 배신으로 보수당 당 대표 경선을 포기한 보리스 존슨(사진) 전 런던시장이 고브 장관 대신 앤드리아 리드섬 에너지부 차관을 차기 영국 총리로 지지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존슨 전 시장의 보복으로 고브 장관까지 아웃될 경우 영국 정치판은 유례없는 물갈이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데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당수도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여기에 제1야당인 노동당 내에서는 제러미 코빈 당수 축출 움직임이 거세 사실상 퇴임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존슨 전 시장은 5일 시행될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성명을 통해 리드섬 차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리드섬 차관은 지도자에게 필요한 민첩함과 추진력·결단력을 두루 갖췄다”며 “나는 경선에서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시장은 또 “재정 문제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리드섬 차관은 EU 협상의 적임자”라며 “그가 영국과 유럽을 위해 ‘포스트브렉시트’ 시대를 만들어가기에 제격”이라고 주장했다. FT는 “이번 발표로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탈퇴파의 지지가 리드섬 차관에게로 몰릴 것”이라며 “존슨 전 시장이 고브 장관에게 확실한 복수를 했다”고 전했다. 존슨 전 시장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측근인 고브 장관이 보수당 당수 경선에 나가겠다며 배신을 하자 지난달 30일 불출마를 선언해야 했다.

존슨 전 시장의 역습으로 고브 장관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보수당 의원 331명 중 104명이 잔류파인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을 지지하고 27명이 고브 장관, 21명이 리드섬 차관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존슨 전 시장의 이번 선언으로 탈퇴파 의원들이 무더기로 리드섬 차관 쪽으로 기울 수 있다. FT는 “보수당 내에서 고브 장관의 배신행위를 규탄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존슨 전 시장을 지지했던 탈퇴파 의원들이 리드섬 차관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당 대표 경선에서 보수당 의원들은 5일·7일·12일 한 차례씩 투표해 최저 득표자를 한 명씩 걸러내는 방식으로 최종 후보 두 명을 뽑는다. 이어 약 15만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두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9월8일 최종 투표를 해 총리가 될 당수를 선출한다.



보수당 당수 경선이 메이 장관과 리드섬 차관 간 대결로 치러질 경우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등장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리드섬 차관은 최근 당 대표 경선 출마 자리에서도 “대처 전 총리의 리더십을 승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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