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좌장’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8·9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 번 나를 바치고자 한다”면서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친박계로부터 끊임없이 출마 압력을 받아왔지만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권 경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최경환·유승민 의원 등 ‘거물급’이 빠지면서 이번 전대는 계파 대결 양상이 옅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 친박계 다선 의원은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최 의원 불출마는 계파 청산을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최 의원도 그런 거(계파 갈등) 불식시키기 위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번 전대에서도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계파 갈등이 노출되면서 새누리당이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그동안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친박 핵심이나 청와대가 ‘교통정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 의원의 불출마가 7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의 오찬을 앞두고 발표된 것을 두고 8·9 전당대회를 통한 계파 갈등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한 친박 지도부와 청와대가 교감을 나눈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경환 의원이 불출마 회견에서 “나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는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당 의원 전원과) 오찬계획도 그렇고 (최 의원) 불출마도 그렇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을) 설득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최 의원 불출마에) 또 다른 복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권은 비박에 양보하지만 대권 구도는 친박이 주도하겠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최 의원이 이날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자 ‘대권 도전에 직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 관계자는 “지금은 너무 빠른 얘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홍길·류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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