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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김춘수·윤동주 詩 지하철 스크린도어서 만난다

서울시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시 운영개선 계획’ 발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꽃’)

이르면 9월부터 서울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서 김춘수의 ‘꽃’, 윤동주의 ‘서시’,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詩)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시 운영개선 계획’을 발표하고, 이달부터 이를 위한 작품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 지하철 1∼9호선과 지하철 분당선 등 299개 역에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4,840면에 다양한 시를 전시하고 있다.

서울시가 2008년 고단한 출퇴근길, 등하굣길에 오른 시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려 시작한 이 사업은 시민의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작품 선정을 놓고 잡음이 일고, 일부 작품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작품 선정 대상을 현역 시인과 시민으로만 제한한 탓에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 시인의 작품과 유명 외국 시 등은 배제되는 부작용이 따랐다. 숱한 시 중에서도 김춘수의 ‘꽃’ 같은 많은 사랑을 받는 시를 지하철에서 보지 못한 이유다.

서울시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하반기 스크린도어 시 작품 교체 사업부터 별세한 시인의 작품과 외국의 명시 등을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내외 애송시 70%, 시민 시 30% 비율로 채운다. 지금은 현역 시인 시 65%, 시민 제출 시 35% 비중이다.

애송시는 150편을 선정한다. 시 1편당 노선별로 6면에 전시해 총 910면을 꾸민다. 애송시 선정 비율은 현역 시인 시 50%, 작고 시인 시 30%, 외국 시 20%로 한다. 선정은 평론가, 독서지도가, 외국 대사관 추천 등을 통해 50%를 선정하고, 시민 투표로 50%를 뽑는다. 지금은 7개 문학단체가 각자 100개씩 추천해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작품에는 저작권료로 1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현재보다 100% 인상한 액수다. 시 사용에 따른 대가는 정당하게 지급할 방침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작품도 접수한다. 지금처럼 지하철에 맞는 주제, 공공성, 시민 공감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서울시는 지하철 노선·역 마다 제각각이던 설치 기준도 통일한다.

승객 이용이 적은 가장 앞쪽과 뒤쪽 스크린도어를 제외하고 스크린도어 1곳마다 시 1편씩을 설치한다. 10량짜리 열차를 운행하는 지하철 1∼4호선은 상하행선 승강장 스크린도어 총 16면에 시를 설치하고, 8량 열차를 운행하는 5∼7호선은 12면, 6량을 운영하는 8호선과 분당선은 8면, 4량 열차를 투입한 9호선은 4면씩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시 작품을 전시하는 스크린도어는 현재 4,840면에서 3,784면으로 22% 줄어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승강장 시 작품 설치는 많이 늘었지만, 수준이 떨어지는 게 많다는 평가가 있었다”면서 “많은 시민이 사랑하는 시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관리하는 시 숫자를 줄여 시민 시의 작품 수준도 일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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