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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글로벌은행들, 새 금융위기 뇌관 되나

초저금리에 BoA·씨티 등 2분기 주당 순익 급감 예상

브렉시트 후 채권금리도 바닥…은행들 순이자마진 압박감 커

시총도 작년 말보다 20%↓

각국 중앙銀 금리인하 가능성에 CDS스프레드 치솟아

"유럽·美정부 과감히 재정 풀어 구제금융 나서야" 목소리도





초저금리 장기화로 내상을 입은 글로벌 은행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후폭풍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뜩이나 악화된 수익성이 급전직하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즉시 구제금융을 편성해 부실 은행에 자본을 수혈하지 않으면 새로운 은행발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이 뱅크오브아메리카(-27%), 씨티그룹(-23%), JP모건체이스(-8%), 웰스파고(-2%) 등 미국 주요 은행의 지난 2·4분기 주당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소송비용으로 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유럽 주요 은행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2·4분기 도이체방크·크레디트스위스·크레디아그리콜의 주당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78%, 24%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초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진데다 브렉시트 이후 안전자산 쏠림 현상으로 채권금리가 바닥을 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압박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글로벌 은행들의 시가총액도 빠른 속도로 증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350지수에 편입된 은행들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FTSE 350 은행지수는 지난해 말 3,817.97에서 이달 8일 3,046.20까지 20.21%나 급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브렉시트발 경기침체를 차단하기 위해 금리 인하 카드를 추가로 꺼내 들 태세다. 지난해 12월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브렉시트의 당사자인 영국중앙은행(BOE)은 오는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25%로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 여파가 오는 21일 유럽중앙은행(ECB), 28일 일본은행(BOJ)의 도미노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금융시장도 이런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융상품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도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됐던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발행한 5년물 선순위채의 CDS 스프레드는 8일 기준 242.0bp를 기록해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있었던 지난달 23일보다 57bp나 올랐다.

주요 은행들이 부실 위험에 노출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과감히 재정을 풀어 구제금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이체방크의 다비드 폴케르츠란다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1,5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펀드를 마련해 유럽 은행들에 자본을 수혈해야 한다며 “유럽은 심각하게 병들었으며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않으면 사고가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문제는 2008년의 금융위기와 같은 모습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에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느리고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를 지낸 로렌조 비니 스마기 소시에테제네랄 이사회 의장도 부실 채권 규모만도 3,600억유로에 이르는 이탈리아 은행발 위기가 유럽 전체로 퍼질 수 있다며 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막아놓은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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