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공식 지명된 마이크 펜스가 20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며 공화당의 결속을 호소했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본격적인 포문도 열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펜스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사흘째 열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한다”고 공식 선언하기가 무섭게 클린턴 전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원들은 이 나라가 신물이 난 모든 것을 대표하는 사람(클린턴)을 후보로 지명하려 한다”며 클린턴은 “현상유지 장관(secretary of the status quo)”이라고 비꼬았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의 단결을 호소했다. 펜스 후보는 트럼프에 대해 “절대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는 투사이자 승리자”라며 “힐러리 클린턴은 절대로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펜스 후보는 트럼프를 정계의 ‘아웃사이더’로 출발해 인기 있는 미국 대통령이자 보수세력의 영웅이 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빗대기도 했다.
다만 펜스 후보의 당 화합 노력은 그에 이어 찬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때문에 빛이 바랬다. 경선 2위로 막판까지 트럼프와 경합을 벌였던 크루즈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끝내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트럼프에 대한 공식 지지를 하지 않았다. 10분 넘게 이어진 연설 내내 그가 트럼프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연설 모두에 후보 지명을 축하했을 때 단 한 번뿐이었다. 그는 연설에서 “양심에 따라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줄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말했다.
한편 펜스 후보가 당내 전통 보수파와 트럼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당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정작 그가 이번 대선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문조사 결과 유권자들의 74%는 트럼프가 펜스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사실이 자신의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당내 주류임에도 유권자들 사이에 그의 인지도가 39%에 불과하다는 점도 그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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