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는 한때 연봉 랭킹 1위에 올랐을 만큼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469만원에 달해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뺨칠 정도다. 그런데도 직원들의 복지를 더 챙겨야 한다며 지출한 복리후생비가 지난해 65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이 4배나 불어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그간 공공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들의 출연금 상한을 큰 폭으로 올려줬기 때문이다. 이러니 지난해 KIC의 영업비용이 1,412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순이익이 1년 새 64%나 줄어든 것도 당연한 일이다.
KIC는 틈만 나면 해외 국부펀드의 70% 수준에 불과한 연봉과 복지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강변해왔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최고의 투자전문가를 확보하자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용수익률은 세계 꼴찌 수준을 면치 못하면서 인원확충이나 복리후생 타령만 늘어놓아서는 폭넓은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지금은 선물비용도 5만원으로 제한할 만큼 공공기관에 엄격한 도덕성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은 조금만 틈을 보이면 기승을 부리게 마련이다. 주무부처의 통제가 느슨하거나 노조의 입김이 드셀수록 꼼수를 부릴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과도한 복지지출에는 총액인건비를 삭감하는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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