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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정치인 장관 2명과 차관 6명을 전격 교체한 것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출마로 가닥을 잡은 장관들은 일찌감치 물갈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모두 현역 의원으로 지역구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이미 청와대에 전달했다.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개각 명단을 발표했다는 것은 방미 이전부터 개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정치인 장관들의 '총선 물갈이설'로 공무원들의 업무 기강이 해이해지고 업무 연속성도 떨어진다는 보고가 청와대와 박 대통령에게 전달되면서 '공직사회 다잡기' 차원에서 예상보다 빨리 개각을 단행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부터 정치인 장관 5명에 대한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박 대통령은 그 시점을 크게 앞당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장관들은 빨리 교체를 해야 한다는 데 청와대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계기로 공직사회 기강을 재정립하고 노동·공공 등 4대 부문 국가개혁작업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개각 발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현안이 많지 않은 국토부 장관과 해수부 장관을 먼저 교체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나머지 3명의 정치인 장관에 대해서도 이르면 오는 11월 2차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최 경제부총리는 노동개혁과 내년도 예산안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고 황 사회부총리는 국정교과서 문제를 끝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에 이어 2차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 경제부총리와 황 사회부총리는 각각 맡은 소임을 마무리하는 대로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11월 중순 이후에 2차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인 장관 3명에 더해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개각으로 남게 되는 정치인 장관 3명은 비례대표가 아니라 모두 지역구 출신이라 총선에 나갈 가능성이 100%라고 보면 된다"며 "노동개혁·예산안·국정교과서 이슈들이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시점에 후속 개각이 이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했던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교체했다. 사실상의 경질이다. 주 수석은 지난주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전에 사의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다음달 초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이후에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박 대통령은 시점을 앞당겼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대한 기술이전이 무산되고 이 같은 사실이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정부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4대 핵심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은폐한 채 추진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박 대통령이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책임을 물어 외교안보 라인을 추가로 교체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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