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보스턴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이 기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지표는 물가 지표와 더불어 중요한 연준의 금리 결정 요인이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 흐름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5월과 6월 신규 고용 수치가 크게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지난달 고용 증가세도 부진했다. 실제 고용지표뿐 아니라 연준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체감 고용 여건 지표 역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을 시사한다.
문제는 연준 통화정책의 추세적인 방향성이다. 9월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 속도와 폭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남는다. 올해 연말 연준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는 지난달 말 4.25%였지만 8월 1일에는 3.75%로 급락했다. 평균 수준인 만큼 이보나 낮은 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참여자들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 예상만큼 빠른 인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고용과 물가 지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반기 내내 우려했던 트럼프 관세로 인한 효과가 미국 경제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관세는 공교롭게도 단기적으로는 고용과 물가에 상반된 모습으로 반영된다. 관세를 부과 받은 기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수출 가격에 전가시킴으로써 미국 내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다. 반면 가격 상승은 미국에서 수요를 줄이고 관세로 인한 마찰 증가는 교역의 감소로 이어져 경기 둔화를 유발한다. 이는 고용시장 약화로 연결된다.
결국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은 ‘고용과 물가 중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해 8월 21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이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2012년 처음 제시된 이 전략은 2019~2020년 개편을 거쳐 5년 주기 재검토가 정례화됐다. 현재 연준은 2020년 8월 발표한 전략을 재검토 중이며,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잭슨홀에서 수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2020년 전략은 물가보다 고용에 무게를 두는 방향이었지만, 현재는 경제 환경과 금리 흐름이 전혀 다른 국면이다. 특히 연준은 2020년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 국면에서 대응이 늦어 1980년 이후 최악의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노동시장과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오는 8월 발표될 새로운 전략은 물가 안정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전략이 고용 중심에서 물가 중심으로 이동한다면, 9월 이후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시기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