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공방만 벌이면서 애초에 약속했던 추가경정예산안 시한 내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앞서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야는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야당은 최경환·안종범·홍기택 3인 없이는 무의미하다며 추경 심의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뒀다. 여당은 이에 ‘추경 백지화’ 가능성을 띄우며 반격했다. 여야는 지난 18일 긴급회동을 했지만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2017년도 본예산안 제출 시점을 고려해 추경안은 아무리 늦어도 26일까지는 처리돼야 한다. 여야가 다음주 초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면 이번 추경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는 19일 ‘22일 추경안 처리’가 물거품이 되자 네 탓 공방을 벌이며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경환·안종범 문제가 본질이 아니다”라며 “추경은 타이밍인데 22일이라는 마지노선을 넘기면 안 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여당이 증인을 볼모로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내용도 모르는 현직들만으로 구성된 ‘하나 마나 한 청문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청문회가 정상 진행돼 국민들이 소상히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문제를 책임지고 담당했던 사람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수출입은행장 이 두 사람만 증인채택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할 수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추경안을 본예산에 넣겠다며 압박했다. 예산결산위원회의 새누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면 (추경안을) 본예산에 반영시킬 수 있다”며 추경 백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본예산으로 돌려 예산편성을 다시 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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