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SBS는 정구호 연출가가 최근 평창올림픽 연출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쓰지 말 것과 연출진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공식요청 했다고 보도했다. 정 연출가는 송 감독이 지휘하는 개·폐회식에서 자신의 이름을 넣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조직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체부의 추천으로 (정구호씨가) 연출가가 되면서 주도권 싸움, 쉽게 말해 ‘파워 게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송승환 총감독의 기획안은 문체부에서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한 반면 정구호 연출의 기획안은 호평을 받아 총 10가지의 개회식 공연 중 8가지가 정구호 씨의 아이디어다.
송 감독과 정 연출은 완성된 시나리오로 청와대의 재가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 직후 정 연출이 평창 조직위에 정식 계약을 요구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조직위는 정 연출의 계약 요구에 ‘정 연출이 휠라코리아 부사장 등 하는 일이 많아 개회식과 폐회식 연출을 책임지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약 7개월간 계약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 연출을 제외한 다른 예술 감독들 중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도 조직위랑 계약을 맺은 이들이 있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연출은 이 같은 불합리한 대우의 이면에는 송 감독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송 감독은 “특별한 건 없다. 조직위에서 정구호 씨와 함께 일해 왔는데 그가 물러나겠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며 “갈등 요인이 없었고 갈등설이 왜 나오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번 평창올림픽 구성안은 이미 공연 대행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들어간 상태다.
송 감독은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에서는 동양의 미를 최대한 보여주겠다”며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일본, 중국과는 차별화된 한국의 아름다움을 글로벌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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