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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프로축구 K리그 최고 명문 반열에 올랐다.
전북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이겼다. 올해 전북이 낳은 최고 스타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이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골을 넣었다. 이재성은 전반 추가시간 한교원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나오자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갈랐다.
이날 승리로 22승6무8패, 승점 72가 된 전북은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해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에도 11월8일에 제주 원정에서 3대0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확정했는데 올해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렸다.
2년 연속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은 2009·2011년을 포함해 7년간 네 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북왕조' 시대를 열어젖혔다. 2년 연속 우승은 2002년 성남 일화(현 성남FC)에 이어 올해 전북이 13년 만이다. 전북은 구단의 지원과 감독의 지도력, 두꺼운 선수층이 완벽에 가깝게 삼박자를 이루는 팀이다. 2013년 10월 전북은 전북 완주에 수중치료기·산소텐트·인조잔디 구장 등을 갖춘 세계적인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완공했다.
구단주대행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에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관람하고 경기 후에는 전북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응원가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최강희 감독은 2005년 사령탑에 앉은 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숱한 우승을 지휘해왔다. 국내프로축구에서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도자는 최 감독이 최초다. 중간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기간도 있었지만 전북 구단은 대표팀을 떠난 이후에도 다시 팀을 맡기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올해는 시즌 도중 에두·에닝요 등 걸출한 외국인선수가 전부 빠져나가는 위기에도 이재성·이주용 등 젊은 피들의 성장과 이근호의 영입으로 다시 한 번 최강 자리를 굳혔다. 많은 선수의 이동으로 인해 어수선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다잡은 것은 베테랑들이었다. 이동국·권순태 등 30대 선수들의 리더십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원동력으로 꼽아야 하는 이유다.
최강희 감독은 "2009·2011년 우승에 비해 올해는 매 경기 이기는 데 급급했던 면이 있었다"며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선수단을 재정비해 아시아 정상급 클럽팀과도 맞설 수 있는 전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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