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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제조와 통합… 수직계열화… 유통업계도 변화 바람

"혁신이 살 길" 롯데·신세계 등 쇼핑몰 대형화·M&A·유통단계 축소 잇달아

유통·소비재업계도 깊어지는 내수불황 속에 격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백화점은 지난 2012년 이후 줄곧 29조원 내외에서 정체 중이고 대형마트는 수년째 내리막길이다. 쇄신과 혁신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팽배해지는 형국이다. 유통업계가 △유통·소매 제조업의 통합 △레저·여가 기능 확대 △초대형·수직계열화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새 유통가에서는 단순한 물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에게 오락과 레저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점포가 화두다. 대형화로 투자 규모가 조 단위로 치솟자 업체들이 직접 제조를 겸하며 유통 단계를 축소하기도 한다. '규모의 경제'를 위한 수직계열화도 빠르게 진행돼 다양한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룬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올 들어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인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하며 유통과 레저의 시너지를 꾀했다. 미국 뉴욕의 더뉴욕팰리스호텔도 약 9,000억원에 매입, 북미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복합 쇼핑몰도 정체된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다. 롯데가 지난해 개장한 롯데월드몰은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매머드급 규모에 명품관 및 쇼핑몰을 아우르는 독특한 전략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호텔·서비스, 아파트·상가 등을 갖춘 복합시설 '롯데센터'를 조성한 데 이어 중국 선양, 베트남 호찌민 등에도 복합단지를 건설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도 연간 3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복합 쇼핑몰에 매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만 각각 1조원대를 투입한 동대구복합환승센터·하남유니온스퀘어를 열고 오는 2017~2018년에는 수도권 등지에 5개의 복합몰을 더 연다.

대형점포들은 업체가 직접 출시한 리빙 및 가전 브랜드 등을 입점시켜 유통과 제조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신세계는 올 7월 인수한 T커머스 채널명을 '신세계쇼핑'으로 바꾸며 홈쇼핑 시장에 뛰어들었고 20년 숙원인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도 따내며 유통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경기도 판교에 초대형 백화점을 오픈해 백화점업계의 미래상을 써가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위해 2012년 패션 업체인 한섬을 인수했고 가구 업체인 리바트도 품에 안았다. 올해 들어서는 '보고 즐기는' 리바트 리빙쇼핑몰을 확대하며 '유통+제조' 기업으로 무한 변신 중이다.

CJ그룹은 올해 중국 최대 냉동 물류회사인 룽칭물류를 인수하며 식품 업체에서 글로벌 물류 업체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동원그룹은 베트남 최대 포장재 업체인 MVP·TTP를 포함해 총 13건의 인수합병(M&A)을 단행, 베트남을 생산기지로 삼아 미국·캐나다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소셜커머스 쿠팡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주문 뒤 24시간 내에 배달하는 '로켓배송'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유통 공룡들의 배송전쟁을 촉발했다. /김희원·이지윤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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