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고막 말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신경과학자 데이빗 이글먼은 이 점을 5년 전부터 궁금해 해 왔다. 그는 인체를 살펴보고 매우 큰 해답을 얻어냈다. 그는 “우리는 피부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쓰지 않고 있을 따름이었지요.”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글먼은 당시 베일러 의대 대학원생이던 스코트 노빅과 함께 범용 초감각 변환기(Versatile Extra-Sensory Transducer, VEST)를 만들어냈다. VEST 시스템은 착용하면 피부를 통해 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다. 32개의 작은 모터를 사용해 음파를 진동으로 변환해 등에 전달해 준다.
우선,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주변에서 소리를 듣고 이를 여러 가지의 특정 주파수 세트로 분해한다. 각 세트 내의 주파수대는 VEST내의 32개의 모터 중 하나를 움직인다. 시간을 들여 연습하면 뇌는 이 진동을 소리, 그리고 개별 소리를 단어처럼 무의식적으로 해석한다고 한다.
이글먼은 이 방식이 귀로 듣는 것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론적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그는 청각 장애인들이 VEST를 사용해 단어를 알아듣도록 훈련시키고 있으며, 그는 장애인들이 이 기기를 통해 문장과 대화도 알아들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글먼은 어른보다 두뇌가 유연한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VEST의 사용법도 더 빨리 배우는 것을 발견했다.
이글먼은 언젠가 자신의 기기가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의 복잡한 상황에 대한 지각 능력을 높이기를 바라고 있다. 조종사는 VEST의 진동을 통해 항공기의 상황을 알 수 있으며, 우주 비행사는 VEST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이글먼과 노빅의 신생기업인 네오센서리는 이 제6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VEST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글먼은 “VEST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무한합니다.”라고 말한다.
+ 작동원리
1/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이 최대 6~9m 거리 떨어진 소리를 듣는다. 앱이 이 소리를 주파수에 따라 그에 맞는 진동으로 변환한다.
2/ 스마트폰은 블루투스를 통해 일련의 VEST 모터를 진동시킨다. 각 모터는 단일 주파수대에 맞게 조정되어 있어 어떤 단어가 나오면 그 주파수에 맞춰 진동한다.
3/ 처음에 이 진동은 다른 진동과 구별하기 힘들다. 그러나 훈련되면 인간의 뇌는 이 진동패턴을 그에 맞는 단어와 연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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