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이 불법조업 단속에 나선 해경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해 침몰시킨 사건과 관련해 해경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경 지휘부 절반은 함정근무 경험이 없거나 1년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 안전행정위원회)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무관 이상 지휘부 14명 중 함정근무 경력이 없거나 1년 미만인 자가 7명(50%)이었다. 더욱이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3명의 간부는 파출소(안전센터)근무 경력이 아예 없었다. 파출소(안전센터) 근무 경력이 있는 1명마저도 근무기간이 1년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총경급 중간간부 54명 중 함정근무 경험이 없거나 1년 미만인 자는 10명(18.5%), 파출소(안전센터)근무 경력이 없거나 1년 미만인 자는 52명으로 96.3%에 달했다.
해경 간부의 근무 경험과 관련한 지적은 해양경찰청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해양경찰청 지휘부 상당수가 경비함정 근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형 해상 사고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지휘 체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됐다. 이에 2015년 11월 인사혁신처는 ‘특정직 공무원 인사혁신 추진계획’을 발표해 신임 해양경찰관부터 필수 자격증을 취득토록하고 신임경정 함정 의무근무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경감과 경위는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간부들은 여전히 함정 근무, 파출소(안전센터) 근무 등 현장 근무 경력이 부족해 현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박남춘 의원은 “이번 해경 고속단정 사고에 대한 해경의 무능한 대응 및 은폐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하며, 해경 지휘부의 현장 대응 능력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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