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성추문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대선후보 ‘약물검사’까지 제안하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건강이상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유세에서 “클린턴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며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에 하는 것처럼 우리도 TV토론 전에 약물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토론에서 클린턴은 초반에 흥분하더니 토론이 끝나자 차에 타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며 클린턴의 건강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던 지난달 9·11테러 15주년 추도식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음담패설’ 녹취록이 처음 보도된 지난 7일 이후 클린턴의 건강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캠프가 11일 새로 공개한 TV광고에서도 클린턴이 수행원의 부축을 받는 장면과 “힐러리 클린턴은 세계를 이끌 힘과 체력이 없다”는 내레이션이 들어갔다.
하지만 불리한 정국을 뒤집으려는 트럼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트럼프는 더욱 수세에 몰리고 있다. 14일 WP는 트럼프가 1990년대 초 뉴욕의 나이트클럽에서 크리스틴 앤더슨(46)이라는 여성의 미니스커트 속으로 손을 넣었다고 보도했으며 AP통신도 트럼프가 진행했던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 출연했던 서머 저보스(41)의 성폭행 증언을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도 19년 전 트럼프가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했다고 주장한 캐시 헬러(63)와의 인터뷰를 15일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에게 성범죄를 당했다고 증언한 여성은 총 9명으로 늘었다.
트럼프는 유세에서 “증거도 증인도 없는 성범죄 혐의가 신문 1면에 나가고 있다”며 자신의 성추문 보도를 언론의 중상모략으로 치부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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