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 시장 열기가 지속되면서 배짱 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주 경기도 의왕시에서 분양에 돌입한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효성은 지난 14일 의왕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모델하우스의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의왕백운밸리 내 5개 블록(B·C1·C2·C3·C4블록)에 전용 71~150㎡ 2,480가구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하지만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정보인 분양 가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단지를 공급하는 효성 측에서 분양 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은 탓이다.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한 사업지의 경우 모델하우스 개관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을 분양 시장의 열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효성 관계자는 “분양에 앞서 수요 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가 긍정적이었다”며 “분양가와 관계없이 완판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분양 승인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모델하우스의 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14일 저녁 늦게 분양 승인을 받은 이곳의 평균 분양가는 3.3㎡ 당 1,300만원 후반대에 육박한다. B블록 전용 84㎡ A 타입의 경우 3.3㎡당 분양가격이 최고 1,468만원에 달하고 C2블록과 C3블록 전용 84㎡ 역시 1,300만원 중후반대에 분양가격이 책정됐다.
분양가 역시 높게 책정됐다. 지난달 말 의왕에서 분양에 나섰던 ‘의왕 파크 푸르지오’가 3.3㎡ 당 평균 1,050만원에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5개 블록 가운데 C1블록의 경우 아직도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 열기가 지속되면서 입주자모집공고도 받기 전에 먼저 모델하우스 문을 열거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단지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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