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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타임워너 품고 '방통 공룡'으로…미디어 빅뱅 불붙나

총 854억弗에 인수…올 세계 최대 규모 M&A

유·무선망에 방송·영화 결합…시너지 뛰어나

독과점 우려 만만찮아 당국 승인 여부는 불투명

2415A02 AT&T와타임워너수정




미국 2위 통신업체인 AT&T가 미 3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에 인수한다. 타임워너는 매출의 70% 이상이 방송에서 나와 AT&T와 타임워너가 합병하면 통신·방송이 융합된 초대형 공룡 기업이 탄생한다. 두 기업 간 인수합병(M&A)은 올해 글로벌 M&A 시장에서 성사된 거래 중 최대 규모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 등 당국의 승인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성사 때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사 경쟁 업체 간 M&A를 촉발하고 통신·방송 융합의 물결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최근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과 케이블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 간 합병이 규제 당국의 독점 우려로 무산된 바 있다.

AT&T는 22일(현지시간) 타임워너 주식을 지난 21일 종가(89.48달러)에 20%가량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107.50달러, 총 854억달러(한화 약 97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877년에 설립된 AT&T는 미 2위 통신업체로 시가총액이 2,306억달러에 달한다. CNN·HBO 등을 보유한 타임워너의 시가총액이 696억달러여서 양사가 합쳐지면 3,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통신·방송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AT&T는 지난해 최대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를 485억달러에 인수했으며 타임워너는 메이저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를 보유하고 있다.

AT&T는 인수대금의 절반은 현금, 나머지 50%는 주식으로 타임워너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며 M&A 완료 시점을 내년 말로 예상했다. 이번 M&A는 지난달 독일 바이엘이 미 몬산토를 6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보다 규모 면에서 200억달러 가까이 큰 올해 최대 딜이다.



업계는 이번 M&A가 2011년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시 컴캐스트는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부터 300억달러에 NBC유니버설을 사들였다. 실제 미 전역의 유무선망을 보유한 AT&T는 타임워너를 흡수하면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인기 TV 드라마 ‘왕좌의 게임’ 같은 히트 콘텐츠를 비롯해 뉴스·만화 등 거의 모든 영역의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제작할 수 있게 돼 현재뿐 아니라 5세대(5G) 망 상용화 시 고객 유치에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될 랜들 스티븐스 AT&T 회장은 통신사의 플랫폼과 방송·영화사의 콘텐츠 융합을 가져올 이번 M&A에 대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산업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완벽한 만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한 것과 연관돼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AT&T와 타임워너 간 합병은 한국으로 치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넘어 CJ E&M까지 사들이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 간 합병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 남아 있다. FCC 등 규제 당국의 관문을 순조롭게 통과할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FCC는 지난해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의 M&A를 불허했으며 앞서 AT&T와 T모바일, 스프린트와 T모바일 등 주요 통신사업자 간 M&A도 같은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컴캐스트가 NBC를 인수할 때처럼 경쟁사에 타임워너 콘텐츠 접근권을 보장하는 선에서 AT&T 인수를 조건부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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