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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씨마크 호텔

마이어 설계 참여...'천혜의 자연' 그대로 품어

씨마크 호텔은 단순한 조형미 속에서도 ‘백색의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 수작이다. 동해와 경포호 사이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 조건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는 설계자의 의도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씨마크 호텔의 건축적 특징 중 하나로 건물 외벽에 돌출돼 있는 플로팅 발코니는 주변 자연을 호텔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한 설계자의 여러 가지 노력 중 하나다. 투숙객들이 이 곳에 서 동해를 바라보면 마치 바다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동해고속도로 강릉IC에서 나와 동해안 방향으로 자동차로 20분 남짓 가다 보면 경포호가 수면을 반짝이며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호수 너머 소나무가 우거진 나지막한 언덕에는 백색의 건축물이 동해와 경포호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파란 하늘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서 있는 하얀색의 건물이 바로 지난 해 문을 열어 강릉의 명소가 된 ‘씨마크 호텔’이다.

씨마크 호텔은 백색의 아키텍터로 불리는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에 참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마이어가 제안한 최초의 설계와 현재의 ‘씨마크 호텔’은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다. 물론 백색의 외관과 천창, 건물의 파사드 등 마이어의 어휘를 그대로 살리고 있지만 마이어 만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과감할 정도의 창조적 변형과 디자인 측면의 개선은 현대종합설계의 노력이 담겨져 있다.





마이어의 제안과는 건물의 전체적인 모습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애초 마이어는 호텔과 연회장을 하나의 덩어리(매스)로 설계해 연회장 위에 호텔이 서 있는 모습이었지만 현대종합설계는 원형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별동으로 분리해 호텔과는 브릿지로 연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 호텔 로비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평가받는 1층과 4층을 잇는 거대한 나선형 계단도 마이어의 설계와는 달리 구조를 지지하는 중앙 기둥을 없애 훨씬 간결하게 표현했다. 당시 설계를 이끌었던 이흥제 현대종합설계 부장은 “씨마크 호텔은 리처드 마이어와 제임스 코너라는 두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글로벌 프로젝트”라며 “보통의 건축물보다는 훨씬 긴 2년여의 설계 기간 동안 마이어와 끊임없는 소통과 직접적인 의견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예전 이곳은 ‘호텔 현대 경포대’가 자리하던 곳이었다. 기존 호텔이 자리잡았던 터는 물론 주변의 소나무 숲, 해변까지 이어진 오솔길 등을 그대로 보존한 채 호텔을 지은 것이 큰 특징이다. 대지 면적은 4만6,000㎡에 달할 정도로 좁다고 할 수 없는 부지지만 건축면적은 6,500㎡ 정도인 것도 원형지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는 설계자의 노력 때문이다. 기존의 우거진 소나무는 일단 옮겼다가 호텔이 완공된 후 옮겨 심었으며 터 파기를 진행하다 나온 신라시대의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호텔 옆에 아담한 전시관도 만들었다.

씨마크 호텔은 건축물 앞으로 펼쳐진 동해와 뒷면의 경포호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호텔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모든 객실 안에서 동해나 경포호를 볼 수 있게끔 호텔 내부에 있더라도 외부의 자연 속에 있는 듯하게 건물을 설계했다. 투명한 백색의 패널, 유리 커튼월과 플로팅 발코니, 인피니티 풀 등 씨마크 호텔의 대표적인 디자인은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저층부는 동해의 수평선을 모티브로 해 대지 형상에 순응하는 형태로 설계됐고 객실이 있는 고층부는 태백산맥의 산세를 모티브로 하되 수직성이 강조된 타워 형태로 설계됐다. 이 부장은 “주위를 압도하기보다는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디자인하려고 했다”며 “맑고 투명한 외피를 통해 건축물의 내·외부가 구획되고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특별취재팀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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