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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개입 파장] 연설문서 靑 인사파일·극비외교문서까지...최순실 PC는 판도라의 상자

어떤 자료 유출됐나

朴대통령 입을 옷·휴가 일정 등도 포함

드레스덴 연설문 등 대부분 사전에 전달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최순실 의혹’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사고 있는 최순실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을 미리 건네 조언을 받았다고 인정하고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최씨의 국정개입이 어디까지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태블릿PC에 박 대통령이 인정한 연설문뿐 아니라 대통령이 입을 옷과 휴가일정, 그리고 국정운영이나 경제정책 등 공무와 관련한 자료파일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앞서 종편 JTBC는 최씨가 사무실을 비우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며 두고 간 컴퓨터에서 44개의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모두 200여개의 파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최순실씨 개인PC에 포함된 정부 문서


최씨의 컴퓨터 안에는 이른바 ‘통일대박론’의 실천방안을 담은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과 2012년 12월31일 공개된 박 대통령의 당선 첫 신년사가 들어 있다. 이들 문서는 외부공개 하루 전에 최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8월5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이 대거 교체되기 하루 전인 8월4일 작성된 ‘국무회의 말씀자료’도 최씨 소유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최씨로부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 있다”고 밝혔지만, 외교나 안보기밀, 경제정책 관련 내용도 상당수 최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예로 지난 2007년 12월28일 당시 박 대통령이 당선인 자격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할 당시 최씨가 회담 시나리오를 미리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나리오에는 박 대통령측이 파악하고 질문하기 위해 ‘최근 군이 북한 국방위원회와 3차 비밀접촉 했다’는 기밀내용도 담겨 있어 민간인인 최씨가 군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미리 확인한 꼴이 됐다. 극비로 관리되는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최씨에게 최소 한 달 전에 건네져 의상 제작에 활용됐다는 증거도 속속 나오고 있다.

파일명이 ‘정부 조직개편안 평가’ ‘가계부채―B’ ‘고용복지-업무보고-참고자료’ 등으로 경제 분야 국정운영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들도 여러 개 확인됐다. 가계부채와 일자리 창출은 현 정부의 중점대책으로 외부에 사전에 공개될 경우 파장이 만만찮은 것들이다. 이 같은 정부의 핵심 자료들을 청와대 내부 직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인 최씨가 받아봤다는 점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자료뿐 아니라 공석중인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인사파일 문서도 최씨 사무실에서 발견되는 등 정부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더구나 ‘양승태 대법원장 면담 말씀자료’ 등과 같은 파일들도 포함돼 박 대통령의 동선과 관련된 자료들을 최씨가 미리 다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외교문서 파일들도 최씨에게 다수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파일명이 ‘중국 특사단 추천의원 명부‘, ‘다보스포럼 특사 파견’, ‘아베 신조 총리 특사단 접견자료’, ‘호주 총리 통화 참고자료’ 등 대외비로 보이는 외교문서들이 버젓이 최씨 컴퓨터에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휴가 일정과 휴가 중 사진이 담긴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130728_휴가(4)’ 등과 같은 파일도 끝 일련 숫자만 다를 뿐 4개가 발견됐다. 민간인인 최씨에게 정부 핵심 문건들이 사전에 신속하게 보고됐고 이런 파일들이 최씨 개인 컴퓨터에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최씨가 국정 깊숙히 개입했다는 의혹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부 문서가 외부 민간인에게 사전에 흘러들러 간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국정농단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의 개인 취향과 일정을 관리했다는 흔적을 볼 수 있는 파일명도 발견됐다.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 등을 넣었던 주머니를 뜻하는 ‘오방낭’ 파일도 존재하고 ‘옷 1_1’과 같이 박 대통령의 패션까지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파일도 발견됐다. 실제 최씨는 박 대통령의 취임식 한복과 외부 행사 때 들고 다닌 가방 등 옷차림을 모두 정해줬다는 의혹을 사왔다.

앞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가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고 증언했다. 새누리당 중진인 4선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최씨로부터 언제까지 보좌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이날 해명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씨가 보관하고 있는 문서들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되는 지를 놓고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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