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그렇게 꿈꾸던 딸, 가연이는 2012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늦둥이로 태어났다.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더 선물처럼 느껴졌던 가연이, 그러나 건강하게 태어날 줄로만 알았던 가연이는 조금은 남다른 모습이었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 있고 입천장은 열린 상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는 옆으로 점점 커지고, 눈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더는 인도네시아에 머물 수 없어 2달 후 엄마와 둘이서만 한국으로 오게 된 가연이가 쉽지 않은 검사를 거친 후 한국에서 확인한 병명은 유전 질환의 일종인 에이퍼트 증후군이었다.
부풀어 오르는 뇌로 가연이는 한국에 오자마자 두개골 유합증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에이퍼트 증후군 중에서는 수두증을 동반하는 경우는 적다고 하는데 가연이는 수두증까지 겹쳐 머리 션트 수술까지 받아야만 했다. 4살이 될 때까지 거친 굵직한 수술만 10여 회. 하지만 아직 받아야 할 수술들은 줄줄이 늘어서 있다. 성장하면서 뼈의 모양이 달라지면 또다시 같은 수술을 반복해야할 지도 모른다.
에이퍼트 증후군을 앓는 한 아이의 엄마가 말한 “이 병은 정말 집안을 말아먹는 병”이라는 말은 병의 실상이 얼마나 더 가혹하고 힘든지를 알게 한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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