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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마음코칭] 다섯 천사 이야기

정운스님·동국대 선학과 외래교수

노인·병자 경시하는 이 많지만

생로병사는 불가피한 통과의례

부모조차 봉양 않는 이기심은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

정운 스님.




근자에 중국 쓰촨성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순회법정이 있었다. 73세 할머니가 네 자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이다. 할머니의 요구 사항은 네 자녀가 한 달에 각각 우리 돈으로 환산해 1만7,000원씩 생활비를 보내고 병이 나면 보살펴주며 장례비용을 네 명이 분담하고 생일과 명절에 문안을 오는 것 등이다. 이렇게 소박한 모친의 부탁에도 자식들은 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했다. 하기야 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한 일이니, 중국이라고 지탄할 바는 못 된다. 자녀들도 살기가 궁핍해서 그럴 테지만 그 이면에는 이기적인 심리가 작용한 탓이라고 본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빚을 내어도 아까워하지 않는가.

부모를 저버리는 이기심은 오랜 옛적이나 현대문명이 발달한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지구상의 성인들은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줬다. 불교 경전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몸으로 사람을 때리거나 말로 폭언하고 욕설을 하며, 부모에게 불효해 죄를 많이 지으면 이 사람은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 그래서 내(부처님)가 중생이 지옥에 떨어질 것을 염려해 지옥을 다스리는 염라대왕에게 다섯 천사를 보내어 중생들에게 표본을 보여주며 가르치라고 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보고, 악한 행동을 멈추며 선행을 한다면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2915A23 마음


염라대왕이 첫 번째 보낸 천사는 부모다. 어떤 마을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는 아직 어려서 자신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그 속에서 버둥거린다. 그때 부모는 아기를 기르고 목욕시키며 깨끗하게 해준다. 그 천사를 보고도 부모에게 악행을 저지른다면 마땅히 과보를 받을 것이다.

두 번째 천사는 노인이다. 어떤 마을에 머리가 희고 이가 빠졌으며 허리가 굽어 지팡이를 의지해 걸어가면서 몸을 벌벌 떠는 사람을 봤을 것이다. 그는 한때 젊고 청춘을 자랑했으나 나이가 들어 수명이 다해 목숨이 끊어지려는 고통을 받는다. 그 천사를 보고도 선업을 짓지 않으면 마땅히 과보를 받을 것이다.



세 번째 천사는 병자다. 어떤 사람이 병이 들어 몸이 힘들고 괴로워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볼 것이다. 그도 한때는 건강했으나 어느 순간 병이 들어 목숨이 끊어질 듯 고통을 받고 괴로워한다. 그 천사를 보고도 선업을 짓지 않는다면, 반드시 악업의 과보가 따를 것이다.

네 번째 천사는 죽은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죽으면 몇 일도 안 돼 육신이 썩어 냄새가 진동한다. 시신이 들이나 산에 버려져 까마귀와 솔개에게 쪼이고 승냥이의 먹잇감이 되며, 불에 태워지거나 땅에 묻힌다. 그 천사를 보고도 선업을 짓지 않고 악행을 일삼는다면, 반드시 악업의 과보가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 천사는 감옥의 죄수다. 죄를 지은 사람이 있어 형벌을 받거나 손발이 묶인 채 옥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 그 천사를 보고도 선업을 짓지 않는다면, 마땅히 과보를 받을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천사이야기만 빼고 네 천사 이야기는 생로병사하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젊을 때는 평생 늙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늙고 병든 사람(부모 포함)을 멀리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인간의 통과의례다. 아마 부모가 조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보지 못한 자녀는 부모가 늙었을 때, 어떻게 효도해야 하는지를 모르지 않을까.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에는 “가진 재산이 풍족하면서도 늙고 쇠약한 부모를 모시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천한 사람”이라고 했다. 부모의 보살핌으로 자랐다면 나이 들어 당연히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본다. 동양에서는 효를 인성을 척도하는 첫 번째 요인이라고 봤다. 늙고 병든 노인은 곧 자신의 미래 모습이라는 것, 잊지 말자.

정운스님·동국대 선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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