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만 해도 우승인 마지막 홀에서 12m 버디를 꽂아넣은 이승현(25·NH투자증권)의 눈은 금세 붉어졌다.
올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년차. 이번까지 통산 5승을 거두는 동안 한 시즌에 2승을 올리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골프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내게 된 이승현은 동료들이 뿌리는 꽃잎을 맞으면서는 행복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30일 인천 드림파크CC 파크코스에서 끝난 ‘버디전쟁’의 최후 승자는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15번홀에서 리더보드를 봤는데 제가 1타 뒤져있더라. 그때부터 ‘이러면 안되겠다’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워야겠다’고 전략을 바꾼 게 통했다”면서 “시즌 2승은 제게 굉장히 큰 의미다. 남은 2개 대회에서 시즌 3승까지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장거리 퍼트가 정말 잘 들어갔는데.
△지난 대회까지 퍼트가 아주 좋지 않았다. 그래서 거리만 잘 맞추자는 쪽으로 마음을 비웠는데 오히려 잘 들어갔다.
-우승 확정 뒤 눈물을 보이던데.
△뭐랄까…. 해냈다는 마음에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최근 잘 풀리지 않아서 자책도 많이 했는데 그 때문인 것 같다.
-용품 후원사(혼마골프)의 공동 주최 대회에서 우승했다.
△혼마 용품을 4년째 쓰고 있다. 우승이 굉장히 간절했는데 후원사 분들 앞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뿌듯할 따름이다.
-접전 속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초반 많은 버디에도 불구하고 12번홀쯤부터 체력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싸온 과일을 먹으면서 기분을 전환하고 15번홀부터 마지막 집중력을 끌어냈던 게 버디로 이어졌다.(이승현은 마지막 네 홀에서 버디만 3개를 터뜨렸다.)
-새로운 목표가 있을 것 같다.
△시즌 전 목표는 상금랭킹 톱5였는데 톱3가 됐다. 프로 들어 최고 성적이다. 내년에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달라진 점을 스스로 돌아본다면.
△‘나는 이 부분이 부족해서 안 된다’는 식의 생각이 컸는데 심리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달라졌다. ‘나는 충분히 실력이 있고 그 실력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노하우도 경험을 통해 생겼다고 본다.
/인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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