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악방송 사장 자리까지 최순실씨(60)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9일 제기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송혜진(56) 숙명여대 교수가 국악방송 신임 사장에 오르기 직전 문체부가 사실상 감사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송 교수는 미르재단 초대 이사를 지냈고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씨(47)와 현 정부의 문화융성위원회에서도 함께 활동한 바 있어 이른바 ‘최순실 사단’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체부의 갑작스런 ‘감사’는 5월 말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 직원 4~5명이 3년치 큐시트와 출연료 지급규정 등을 확인했다는 증언을 한국일보가 확보했다. 해당 시점이 채치성 사장의 임기 만료를 1주일 가량 남겨둔 것이어서 연임을 저지하려는 노림수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감사의 강도도 매우 센 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문체부 감사관실 관계자가 올해 국악방송에 대한 종합감사·특별감사·복무점검 등 일체의 감사를 실시한 바 없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감사관실이 주도한 게 아니라 담당 과가 임의로 한 감사였던 것이다.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다. 이후 채 전 사장은 관련된 통보를 전혀 받지 못해 임기 만료 후에도 출근했고 연임된 것으로 여겼다. 그러다 7월 20일 사장실로 송혜진 사장의 취임을 축하한다고 쓰인 난이 배달됐다. 문체부는 그러고도 이틀이 지난 22일에서야 국악방송에 공식적으로 사상 교체 사실을 통보하고 인사를 발표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황교안 총리의 문자 해고’가 겹쳐지는 대목이다. 총리실은 이 같은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관련 인물들은 불거진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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