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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Market] 트럼프 시대, 韓항공우주산업 '기회'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객원 기자

전투기·미사일 등 투자 확대 공언

차세대 고등훈련기 개발 KAI

가격 경쟁력 확보땐 수주 가능성

자산 대여료 감면 등 정부 지원을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전투기, 미사일 방위 시스템 현대화 등에도 투자를 확대해 항공우주방위산업을 키우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항공우주방위산업에는 분명한 기회 요인이다.

미국 공군에 따르면 오는 2031년 미국 전투기의 약 60% 정도가 5세대 전투기로 예상돼 이에 상응하는 차세대 고등훈련기(APT T-X)가 필요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이 사업의 수주에 참여하려고 한다. KAI는 내년에 총 163억달러 규모인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의 기본소요 350대를 수주하는 경우 수출물량은 9조원 규모이며 산업 파급 효과는 31조원, 일자리 창출은 18만명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공군의 기본소요 350대 외에 추가소요와 미국 해군 등의 추가 후속물량 등 1,000대 및 제3국 수출이 가능한 1,000대까지 고려하면 최대 2,000대까지 수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출물량은 88조원, 산업 파급 효과는 72조원, 일자리 창출은 43만명 이상으로 전망된다고 하니 바야흐로 한국의 항공우주방위산업과 국가 경제 발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APT T-X 사업자 선정에는 기술적 수준 외에 가격이 주요한 평가 인자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궁극적인 사업 수주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자산 대여료 감면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정부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국방부를 중심으로 하는 대책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점이다.

트럼프의 선거구호인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은 미국의 세계 주도 전략일 것이다. 강한 미국을 상징하는 새는 독수리다. 독수리가 하늘을 나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다. 미끄러지기(글라이딩)는 날개를 쫙 펴 움직이지 않고 바람을 타고 미끄러지듯이 나는 방법이다.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먼 거리를 비행할 때는 글라이딩을 한다. 펄럭거림(플래핑)은 근거리를 날 때, 또는 공기의 저항이 약한 곳에서 자기 스스로 날개를 펄럭거리는 ‘날갯짓’이다. 하강(다이빙)은 높은 창공에서 지상으로 거의 수직으로 빠르게 내려오는 비행 방법이다. 비상과 하강은 독수리나 매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독수리의 비상(소어링)은 자신의 큰 날개와 상승기류를 적절하게 활용해 날아오르는 활공법이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날갯짓을 하며 끊임없이 파닥거리는 펄럭거림(플래핑)과는 확실히 다르다. 벌새는 1분에 200번의 날갯짓으로 떠 있는데 이런 새들은 스스로의 날갯짓으로 공간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낮은 활공을 하며 활공 고도나 범위 역시 낮고 제한적이다. 또 쉽게 지친다. 독수리는 비상을 통해 날개를 가끔 한두 번만 퍼덕거리지만 가장 높은 활공을 하고 가장 넓은 범위의 활공을 즐길 수 있으며 활공 한도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미국의 APT T-X 사업은 한국의 항공우주 산업체 또는 KAI에 분명히 상승기류의 환경이다. 이제는 이 상승기류를 타고 확실하게 비상해야 한다. 지금까지 KAI의 사업 수주 행태가 작은 날갯짓인 플래핑이었다면 이번 APT T-X 사업 수주가 확실하게 큰 날개로 비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APT T-X 사업은 미국의 트럼프 시대가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에 주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산학연뿐 아니라 정부의 모든 역량을 모아 기필코 이 선물을 받도록 노력하자.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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