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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연은 10월부터 불허...한숨 깊어지는 한류 비즈니스

[방송·광고도 2~3달 전 막혀...'中 금한령' 수위 갈수록 높아져]

"한국 아이돌그룹 행사 등

당국 비준 먼저 받아라" 압박

당분간 中 활동 어려워질 듯

엔터업계 마땅한 대응책 없어

실태 파악·피해 축소 모색만

중국 심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한류스타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드라마 ‘사임당 더 허스토리’./연합뉴스




“이미 두세 달 전부터 방송과 광고가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22일 국내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조치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발표 이후 수위를 높여가는 한류 비즈니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조치에 엔터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10월부터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 규제를 강화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이날 중국 문화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10월부터 중국 공연을 승인받은 한국 스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사드 배치 발표가 있었던 7월에는 2개, 8월은 4개, 9월에는 3개의 공연이 승인됐지만 10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공연도 허가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한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 아이돌그룹의 중국 공연을 진행하려다 10만위안(1,700만원)의 벌금을 물었고 공연 입장료의 두 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중국 관중에게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중국 언론 보도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축제공연에서 한국 아이돌그룹을 초청했고 공연 1개월 전부터 입장권을 팔기 시작했는데 중국 문화부가 끝까지 한국 아이돌의 출연 승인을 안 해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에서 한류 공연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중국 기업이나 기획사가 한국 연예인을 초청하려면 반드시 성(省)급 이상 문화 관련 부서에서 비준 문서를 받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당분간 방송·광고뿐 아니라 공연에서도 한류 스타들의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엔터 업계가 별다른 대응책 없이 속수무책으로 중국 측의 기류변화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국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식 문서를 통해 지침을 내리지 않으면서 어느 범위까지 한류를 규제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엔터 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 사업 파트너 역시 한류 관련 콘텐츠를 100%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직 막혀 있지 않는 부분에서 그들을 믿고 협력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주재 대사관과 현지 관련 기관은 물론 중국 진출 기업들도 최근 부쩍 강화된 한류 규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실태 파악과 피해 축소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중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일부 한류 공연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취소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중국 외교부가 금한령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공식적으로는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에서 한류 규제 보도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을 위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달 21일 브리핑에서 “금한령이라는 것을 들은 바 없다”면서도 “양국 간 인문 교류는 민의의 기초 아래에서 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반(反)한류 분위기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은 불똥이 중국 현지 투자 관련 제재 조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투자 관련 중요 이슈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 당국 관련 부서에 문의해봤지만 사실상 관련자들이 면담이나 확인을 거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중국 내 일부에서는 당국의 한류 규제가 중국 문화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중국 문화 분야 크라우드펀딩 업체 터우헤이마는 “금한령이 중국 영화·드라마 산업에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라며 “중국 기업이 지난 6년간 3조원의 자금을 한국 문화·연예 산업에 투자했던 만큼 금한령은 자칫 중국 문화 산업을 옥죄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광전총국이 수년 동안 추진해온 규제는 이미 중국 영화·드라마 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성규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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