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김모(58)씨는 지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3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했다. 하지만 1991년 결혼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국민연금 적용제외자로 분류됐고 보험료도 내지 않았다. 최근 임의가입을 하려고 알아봤다가 내년부터 65세가 될 때까지 7년간 보험료를 내야 66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연금수급권을 얻는 ‘추후납부(추납)’ 제도가 있지만 김씨와 같은 적용제외자는 그동안 이를 활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는 30일부터는 438만명에 달하는 경력단절 전업주부(무소득 배우자)도 추납을 통해 보다 이른 나이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경력단절 전업주부의 추납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30일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현재는 의무가입자이지만 실직 등의 사유로 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납부예외자 등만 납부예외기간만큼의 보험료를 추납 할 수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추납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무소득 배우자는 여성 282만명, 남성 156만명 등 총 438만명에 이른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은 최소가입기간 10년을 채워야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다. 의무가입을 비롯해 임의가입 방식으로도 이 기간을 못 채운 가입자가 60세가 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돌려받게 된다. 물론 61세 이후 임의가입해 나머지 기간을 채운 뒤 연금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연금수령 시작 연령이 올라간다. 하지만 추납을 활용하면 출생연도에 따라 61~65세 때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단 추납을 이용하려면 보험료를 한 번이라도 낸 적이 있어야 한다. 또 국민연금 가입이 의무화된 1999년 4월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만 추납이 가능하다. 추납은 최대 60회에 나눠 낼 수도 있다. 추납 보험료 상한액은 월 약 19만원이다. 상한선을 정한 것은 고소득층이 고액 보험금을 한꺼번에 납입하고 막대한 혜택을 받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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