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엘리아스 클린턴 대선캠프 변호인은 “우리는 트럼프와 클린턴 양쪽 모두가 공평할 수 있도록 위스콘신주 재검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질 스타인 전 녹색당 대선후보가 제기한 요청을 지난 25일 위스콘신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수용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엘리아스 변호인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도 재검표가 추진될 경우 역시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인 후보는 이미 세 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 비용을 확보해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도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스타인 후보가 재검표를 위해 추진한 모금운동은 2차 목표액인 400만달러(약 47억원)를 훌쩍 넘긴 상태로 그는 변호사 및 참관인 비용까지 합한 700만달러로 상한선을 올렸다.
만약 재검표 결과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 미시간(16명) 선거인단이 모두 클린턴 쪽으로 넘어가면 트럼프 260명, 클린턴이 27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선거 결과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세 곳에서 두 후보 간 득표 차이는 1만~7만표에 불과하다.
재검표운동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던 클린턴 측이 전격적인 참여 의지를 밝히면서 상황이 2000년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해 대선과 유사하게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전체 득표 수에서는 앞섰지만 선거인단 확보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핵심 경합주 중 한 곳인 플로리다에서 부시에게 단 1,725표 차로 석패한 고어는 재검표 절차에 착수했다. 연방대법원이 재검표를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당선인을 확정하지도 못하는 혼란이 대선 이후 35일이나 이어졌다.
트럼프는 “국민은 이미 의사를 밝혔고 선거는 끝났다”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재검표에도 선거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WP는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는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최대 6%포인트나 앞선 곳”이라며 “누군가 선거를 조작할 계획이었다면 굳이 두 곳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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